[박세리이모저모] 세계를 잡은 '롱퍼팅' 동양의마녀
기사입력 1998년 05월 18일 15시 00분
우승을 확인한 박세리는 먼저 볼에 키스를 한 뒤 캐디인 제프 케이블과 진한 포옹을 했다.
이어 함께 라운드를 한 영국의 리사 헤크니와 악수를 나눈 박세리는 우승이 믿기지 않는 듯 다시 한번 볼에다 키스를 했고 그제서야 환호하는 관중들을 의식했는지 볼을 관중석을 향해 던졌고 두손을 들어 답례.
○…박세리가 1,2라운드서 선전을 하자 듀퐁CC 인근의 교민들은 물론, 멀리 뉴욕에서까지 교민들이 몰려와 열띤 응원.
교민들은 우승을 예감한 듯 미리 태극기를 준비해와 박세리가 한타한타 우승과 가까워질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박세리',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박세리를 소개하면서 "믿거나 말거나 현재 선두는 신인"이라고 말해 장내를 웃기기도.
그러나 박세리는 `믿거나 말거나'를 현실로 만들었고 4시간여 지난 후에는 시상식에서 자랑스럽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고 있었다.
○…국내 생중계를 의식한 듯 시상식에서 사회자는 박세리에게 한국의 팬들을 위해 한국말로 인사를 하라고 권유.
그전까지 영어로 말하던 박세리는 "너무 너무 기쁘다. 부모님과 성원해 주신 고국의 팬들에게 감사한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또박또박 한국말로 소감을 밝혔고 국내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시상식에서 챔피언이 자신의 나라말로 인사를 한 것은 미국LPGA투어 사상 처음있는 일.
○…박세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스승 데이비드 리드베터는 아버지가 위독해 고향인 플로리다에 머무는 바람에 이번 대회에서 함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대회 도중 박세리에게 틈틈이 국제전화를 걸어 `원격 지도'를 해주었던 리드베터는 박세리의 우승모습을 TV로 지켜본 뒤 "꿈만 같다"는 소감을 밝히고 "박세리의 세계 정상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여겨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솔직히 박세리가 올시즌 2차례 정도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 3라운드에서 퍼팅 난조로 1오버파, 72타를 치며 헤크니와 공동선두를 달렸던 박세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신기에 가까운 퍼팅감각을 선보였다.
박세리는 이날 15번홀 10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것을 비롯, 6∼7m 거리의 퍼팅을 대부분 홀컵으로부터 반경 20㎝ 이내로 붙여 3라운드때의 부진을 말끔히 해소.
마지막 18번홀에서도 박세리는 두번째 샷을 홀컵에서 약 5m 떨어진 곳에 올려놓은 뒤 첫번째 퍼팅을 홀컵 20㎝ 옆에 붙이는데 성공. 【윌밍턴（미국 델러웨어주）＝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