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상임 지휘자 역할이란?
기사입력 1998년 05월 12일 15시 15분
정명훈씨가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직을 사퇴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부지휘자 선임문제. 자신이 추천한 이탈리아인 부지휘자를 KBS측이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상임지휘자의 권한이 무시된 점을 불쾌하게 생각,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교향악단에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어떤 위치일까.
한마디로 모든 음악적, 행정적 권한을 갖는 막강한 자리다. 연주 프로그램을 결정하고 객원지휘자와 협연자를 선정하며, 단원의 인사권을 갖는다. 음악을 책임지고 악단의 운영을 총괄하는 것. 한마디로 오케스트라의 `우두머리'이다.
지휘자는 역할,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불린다.
미국에서는 악단을 대표하고, 음악적 책임을 지는 지휘자를 상임지휘자 혹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라고 부른다. 같은 역할이라도 영국@독일 등에선 수석지휘자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미국식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체제가 일반적이다.
`상임'과 `수석'의 역할에는 성격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상임'이 음악적, 행정적 권한을 두루 갖춘 지휘자라면 `수석'은 음악적 역할을 더 강조한다.
오케스트라가 제대로 움직이려면 지휘자, 단원, 제도적 지원이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 정씨와 KBS의 결별은 화음이 중시되는 오케스트라에서 이 3개 요소간에 불협화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임정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