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우리집 운전기사 어떻게 아세요'
기사입력 1998년 05월 07일 13시 45분
인생을 두고 일장춘몽(人生 一場春夢)이라 한다.
사람 사는 모양이 꿈처럼 허전하다는 야그인지 꿈처럼 진실되다는 것인지.
어쨌건 꿈은 앞서 말처럼 두 얼굴을 가진 신비한 것이다.
우선 허전한 것.
순우분이라는 중국 사람은 요즘 말로 완전 왕백수였다.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밤엔 밤새도록 자고 낮엔 술이나 마시다가 나무그늘 아래서 다시 낮잠이나 자는 거였다.
그 순우분이 어느날도 술이 떡이 돼서 자고 있는데 `청와대' 사신이 와서 깨우는 거였다.
순우분 "내 잠을 방해하는 당신들은 누구인가요?"
사신 "여기 왕명을 가져 왔나이다. 순우분님께서는 빨리 남가군(南가君)으로 가셔서 그 곳을 다스려 주시옵서소!"
입이 귀아래까지 째진 순우분, 꽁지에 불 붙은 강아지 마냥 달려서 고위 공직에 올랐겠다.
그 뒤의 생활은 말해서 무삼하리오, 한마디로 진진바라밤∼의 연속였는데….
20년 뒤. 순우분이 남가의 태수직이라는 짭짤+화려한 정치인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오는데, 마을 어귀의 나무 아래에 어떤 건달이 자구 있어서 발로 톡톡 차 보니 그게 바로 으악∼!! 자신이 아닌가. 꿈이었다.
그래서 인생을 남가일몽(南가一夢)이라고도 한다.
다음, 꿈이 진실되다는 것.
술 취했을 때, 고스톱 칠 때 그리고 꿈에서는 본심이 드러난다고 한다.
언젠가 잠꼬대로 남편 아닌 다른 남자 이름을 부른 여자가 이혼소송 재판에서 진 일이 있는데….
이 여자의 경우도 보시라.
어느 중년 껄떡녀가 뒤 늦게 아기를 낳느라 마취를 받는 사이 몽롱한 그야말로 비몽사몽간에 헛소리를 해댄다.
"아, 달봉씨 달봉!! 으 달봉…."
마취가 깨어나고 의사는 `남편'이라고 하지 않고 친근하게 껄떡녀를 위로 한답시고 말했다.
"수고하셨어요. 부인, 어서 달봉씨에게 알리세요. 안심하시라구요!"
그러자 이 껄떡녀, 화들짝 놀란다.
"아니, 의사선생님께서 우리 집 운전기사를 어떻게 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