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미술품' 길거리 경매 인사동 새풍속도
기사입력 1998년 05월 05일 15시 08분
"조선시대 붓입니다. 10만원까지 나왔습니다. 더 부르실 분 없습니까?"
서울 인사동에서 벌어지는 `길거리 경매'가 고（古） 미술품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한국미술경매가 인사동전통문화보전회와 손잡고 지난 26일 인사동 전통놀이마당에서 첫 선을 보인 길거리 경매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둠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격주 일요일 개최로 정례화된 것.
26일 첫 행사 때는 초기 경매가 8만∼350만원의 고미술품 50점이 선보여 이중 20점이 새주인을 찾아갔다고.
조선시대 자물통은 31만원, 화살통은 40만원에 각각 낙찰됐으며 붓과 벼루를 넣어두는 조선시대 목기 `연상'은 100만원에 팔렸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휘호는 350만원부터 경매가 부쳐졌지만 가격 부담 때문인 지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유찰됐다.
경매장 한켠에서는 궁중모란병풍, 백자 등 3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미술품'이 별도로 전시돼 `사는 즐거움'은 물론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했다.
오는 10일에는 조선시대 말기에 군간부가 사용했던 총을 비롯, 칼 민화 장신구 등이 경매에 부쳐질 예정.
오전에는 출품작이 전시되고 오후3시부터 1시간30분동안 경매가 진행된다.
"서민들이 부담없는 가격에 고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국미경 하진기 이사는 "우리 선조들의 유품 가운데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진귀한 물품만을 선보일 참"이라며 "내외국인들에게 한국 고미술을 알리는 산교육의 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인사동 상인들은 이번 길거리 고미술품 경매 행사가 `일요일 차없는 거리'의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