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청순가련 180도 변신'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6시 05분
하지만 MBC 드라마국에는 그녀와 일해 본 PD가 없었기에 자연히 그녀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또 튀는 신세대 이미지가 강한 그녀에게 청순가련형 연기를 요구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김PD의 대답은 간결하고 명료했다."그 애는 끼를 타고 났다." 뚜껑을 열어보니 김PD의 예상은 적중했다.
'세상 끝까지'에서 고아원 출신의 한서희로 변신한 김희선의 모습은 시청자는 물론 제작진에게까지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긴 생머리와 화장기 없는 뽀얀 얼굴.한 옥타브 떨어진 알토 톤의 목소리까지 그녀의 변신은 놀라웠다.
더욱이 극중 물기 가득한 눈으로 흐느끼 듯 말을 잇는 모습은 더이상 그녀가 튀기만(?)하는 연기자가 아님을 안팎에 증명하고 있다.
"내면연기에 익숙치 않아서인지 갈수록 어려워지는 느낌이에요."
연기 외에도 힘든 건 한두가지가 아니다.'세상 끝까지' 촬영에 4일,SBS TV '미스터 큐'에 3일을 쓰다 보니 1주일에 단 하루도 휴일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세상 끝까지' 촬영날이면 아침 6시까지 현장으로 나가야 하고 이렇게 시작된 야외촬영은 밤늦게까지 강행된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3-4시간.피곤한 것도 문제지만 수면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도 골칫거리다. 맨 얼굴로 출연하기 때문에 피부상태가 항상 양호해야 하지만 촬영이 계속될수록 사정이 여의치 않다.
얼마전에는 피로 때문에 눈꺼풀이 떨리는 증세를 보여 촬영을 중지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졸업시험을 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어요.보다 성숙해진 모습으로 후한 점수를 받고 싶어요."
원작소설 '그녀가 눈뜰 때' 대로라면 드라마는 한서희의 죽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과연 그녀가 난생 처음 해보는 '요절연기'를 어떻게 소화해낼지도 궁금거리.
180도 변신에 성공,청순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라면 충분히 소화해 낼수 있다는 것이 주위의 예견이다.
[서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