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미씨] 해외전훈 차감독의 부부사랑법은?
기사입력 1998년 04월 16일 15시 19분
"외로움, 나 그런거 몰라."
유럽 전지훈련중인 월드컵축구대표팀의 차범근(45) 감독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하루에 3번이 기본. 한통화당 최소 3분이상.'
아내 오은미씨에게 식사후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들만의 언어'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이전에도 늘 그래왔다.
지난해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으로 외국을 제집 드나들듯 했던 차감독은 해외훈련으로 올해에도 벌써 집을 비운 날수가 55일을 넘고 있다.
하루 평균 3통화를 기준으로 할 때 적어도 부인 오은미씨와 올해 110번이 넘는 국제전화를 한 셈.
그라운드에서 힘찬 모습으로 `붉은 전사'를 지휘하는 모습과 달리 차감독은 실상 내성적이라 쉽게 사람을 사귀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또한 그의 화려한 경력만큼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만 매경기 성적에 따라 손쉽게 등을 돌리는 여론탓에 누구보다 더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고 있다.
차감독은 여기서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월드컵을 향한 매일매일의 긴장을 부인과 나누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통해 훨훨 털어버리는 것이다.
언론사에겐 정해진날 정해진 시간에만 전화취재를 허락해 `전화기피증'에 빠진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낳게 했던 차감독.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부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오늘도 허전한 옆구리에 전화기를 끼고 산단다.
[전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