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순] '태극마크싫다' 속타는 농구협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15시 22분
"은순아, 제발 돌아와다오."
대한농구협회가 정은순（27．삼성생명）을 향한 메아리 없는 짝사랑에 여념이 없다.
협회는 아시아 최고의 센터로 군림해온 정은순을 다음달 26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되는 제13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해 대표팀 선발을 미루고 있는 형편.
그러나 96년 아시안게임과 9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정은순은 태극마크를 고사하고 있다.
정은순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합숙훈련이 힘든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협회측이 대표 선발에서 빼주기로 이미 약속했다"고 말한다.
여자대표팀은 정은순의 합류 여부와 상관없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앞서 포르투갈 초청경기（5월20∼22일）를 위해 다음달 17일 출국해야 할 입장이다.
최근 국내 최장신 센터 정진경（1@91）마저 대만 다위안팀에 진출하는 바람에 협회로서는 정은순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당초 태릉선수촌 입촌예정일은 지난 15일.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실업팀들의 해체와 드래프트 등으로 혼란을 겪은 여자농구가 정은순마저 합류하지 않는다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농구계의 한결같은 여론이다.
[김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