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SBS] 폭력으로 얼룩진 '난장판 코트'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농구인가, 난투극인가.'
져주기 추태, 판정에 대한 거센 항의 등이 난무하는 프로농구 정규리그 막바지에 급기야 코트 폭력사태까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나래와 SBS의 5차전이 벌어진 7일 원주 치악체육관. 양팀 선수들이 주먹다짐을 하고 여기에 코칭스태프가 휘말려드는 추태를 연출한 것.
또 원활한 경기진행을 이끌어야 될 심판들은 수수방관하며 `조기진화'에 실패, 더 큰 파문을 일으키며 원성을 샀다.
사건의 발단은 나래가 92_75로 앞선 4쿼터 8분쯤, 윌리포드가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뒤, 정재근과 부딪치면서 비롯됐다.
이 바람에 얼굴을 할퀴어 기분이 상한 윌리포드는 정재근을 밀쳤고, 이를 본 SBS 문필호가 윌리포드에게 달려들면서 일순 난장판이 돼버렸다.
벤치에 있던 양팀선수들이 일제히 코트로 몰려들었고, SBS 김재열은 공을 던져 윌리포드의 뒤통수를 맞혀 문제를 확대시켰다.
여기에 나래 외국인 코치 브루스 파머와 SBS 강정수 감독은 욕설을 주고받으며 주먹을 휘두르는 볼썽사나운 장면까지 연출했다.
이후 사태는 경찰이 코트에 투입되고 윌리포드와 파머 코치가 라커룸으로 물러나면서 겨우 일단락됐다.
이와 관련, KBL（한국농구연맹）은 8일 오전 10시 재정위원회를 소집, 양팀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이날 난투극은 물론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책임이다.
하지만 게임이 과열양상을 보이며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데도 제때 휘슬을 불지 못한 심판도 비난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한편 나래 최명룡 감독은 8일 "오늘（8일） 기아전을 끝으로 파머를 벤치에 앉히지 않을 작정"이며 "그를 호주로 돌려보내는 문제를 구단측과 검토하겠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31일로 계약이 만료되는 파머는 그동안 국내농구를 수준이하로 여기며 무시하는 처사를 일삼고 심판판정에 대한 잦은 항의로 구단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