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넘어서] 차가운 빙판위 뜨거운 사랑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금세기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커플이었던 세르게이 그린코프와 에카테리나 고르디바. 그들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눈물을 넘어서'(도서출판 은행나무)가 출간됐다.
이들은 잘 알려진대로 지난 88년 캘거리올림픽과 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남녀 혼합복식 부문에서 사상 최초로 2연패를 기록한 피겨스케이팅의 천재들이다. 이들은 그 뒤로 세계선수권 4회 우승과 유럽선수권 3회 우승을 차지, 피켜스케이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들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명예와 영광도 덧없었다. 95년 11월 남편 그린코프가 훈련 중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 아내와 어린 딸을 지상에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난 것이다.
`눈물을 넘어서'는 아내 고르디바가 남편 그린코프를 떠나보낸 뒤 스타가 아닌 평범한 여인으로서 자신들의 사랑과 우정, 선수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그려낸 책이다.
차가운 빙판위에서 만나 불같이 뜨거은 사랑을 나누었던 연인들.
고르디바는 71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소련 국가대표 피겨 선수로 발탁되어 장난기 많은 4세 연상의 소년 그린코프와 운명처럼 만난다. 이들은 고된 훈련과 긴장된 경기를 치르면서 열렬한 사랑에 빠졌고, 세상 어느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헌신과 열정으로 완벽한 커플이 된다.
`G&G'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이들은 94년 사랑과 자유를 찾아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이주한다. 이들은 사랑의 결실인 딸 다리아를 낳고 프로로 전향, 더욱 원숙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은 아침 이슬의 운명처럼 짧기만 했다. 미국에 이주한지 불과 1년만에 그린코프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고르디바는 말한다.
`이제 지나 온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세르게이를 내게 준 신에게 감사를 표해야 할 때가 왔다. 그리곤 순간을 영원으로 살도록 허락해 준 그에게 마지막 사랑을 보낸다.X이렇게 아름다운 나를 영원히 기억해 주세요. 내 전 생애동안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 모든 날들을 허락해 주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