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51)금지된 장난
기사입력 1998년 03월 05일 13시 49분
아담은 알몸이다. 이브도 알몸이다. 그러나 인류최초의 나체주의자인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는 알몸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뱀이 나타나 이브에게 선악과를 따먹으라고 유혹한다. 이브가 먹어보니 맛있다. 이번엔 이브가 아담에게 선악과를 따먹으라고 유혹한다. 아담 역시 먹어보니 맛있다. 먹고 나니 아담과 이브는 자신들의 알몸뚱이가 부끄러워진다.
"아앗, 가려야 돼!"
아담과 이브는 무화과잎으로 치부를 가린다. 이때부터 인간은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지혜도 알게 된다.
"아니, 저것들이 선악과를!"
신이 노한다. 신은 아담과 이브를 낙원에서 쫓아낸다. 뱀도 저주받은 동물이 되어 흙먼지를 먹으며 발 없이 땅을 기는 운명이 된다.
아담 부부는 카인과 아벨을 낳는다. 카인은 신의 사랑을 더 받는 동생 아벨을 질투해 살해한다. 인류최초의 살인이다. 카인은 동생을 죽인 죄로 에덴의 동쪽을 헤매다 슬하에 몇몇 후손을 두는데 성서의 기록에서 사라지고 만다.
"이래저래 아들 둘이 다 없어졌군."
아담이 우울하게 말한다.
"또 만들죠, 뭐."
아담과 이브는 또다시 아들을 낳아 셋이라 이름짓는다. 셋은 에노스를 낳고, 에노스는 게난을 낳고, 낳고 또 계속 낳아, 이윽고 노아의 대에 이른다. 노아는 셈 함 야벳 등 세 아들을 둔다.
아담 부부의 자손들이 번창해 인간의 머리수가 많이 늘었다. 그런데 신이 보니 세상에 악행이 끊이지 않는다. 신은 노하여 노아만 남기고 죄다 쓸어버리기로 결심한다. 이 대목에서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나온다.
홍수 150일만에 물이 빠지고 노아 일가는 육지에 도착한다. 노아는 땅을 경작하여 포도나무를 심고 포도주를 담근다. 노아의 아들 함은 아버지가 담근 포도주를 마시고 엉망으로 취한다. 포도주에 취해 이성을 읽은 함은 알몸으로 자고 있던 아버지를 발견하고 욕정을 느낀다.
"이야, 아버지가 저렇게 매력적으로 생기셨다니. 정말 멋진 몸인 걸!"
함은 자고 있는 아버지를 범한다. 그리하여 함은 저주를 받아 따뜻한 남쪽땅으로 떠나는데, 일설에는 흑인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구약성경의 앞부분을 읽어보면 아담과 이브로 시작된 인류는 이렇게 선악과 따먹기를 시작으로 부자간 성행위, 형제살인 등 금지된 짓을 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인류 최초의 남성과 여성이 1명씩 20만년 전 아프리카 남부나 남동부 어딘가의 낙원에서 살았다고 한다. 제수이트교 신부인 안젤로 세라 로마 가톨릭 대학 유전학교수의 주장이다.
이는 한 명의 아담과 한 명의 이브 만이 존재했다는 인류일원설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다원설 지지자들은 성서의 아담과 이브는 상징적 존재이며 오늘날 인류의 조상은 여러 명의 아담과 여러 명의 이브라고 믿고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내에서도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아담과 이브는 과연 실존인물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