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프리오] 잘생겨서 죄송합니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3일 15시 17분
오스카를 거머쥐려면 얼굴을 구겨라?
`타이타닉'의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서 추락한 이유는 단지 `잘생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흥미를 끈다.
미주간지 내셔널 이그재미너에 따르면 올 아카데미 14개 부문에 지명된 `타이타닉'이 유독 간판스타만을 침몰시킨 건 새삼스런 사건이 아니라는 것. 할리우드 관계자들 역시 "디카프리오는 오스카를 타기엔 너무 훌륭한 외모를 지녔다"는 설명이다.
"아카데미란 고리타분한 늙다리들의 집합체다. 그들은 여성팬보다는 남성에게 어필하는 배우에게 상을 주는 경향이 있다"며 역대 오스카 수상자 중 그럴듯한 외모의 배우는 한명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디카프리오 뿐 아니라 제임스 딘, 몽고메리 클리프트, 캐리 그랜트, 브래드 피트, 톰 크루즈 등도 그런 편견의 희생자들이라는 것. 실제 그레고리 펙, 클라크 케이블을 제외하고는 알 파치노, 더스틴 호프만, 진 해크만, 잭 니콜슨, 마이클 더글라스 등 오스카 수상자들은 대부분 핸섬과는 거리감이 있는 인물들이다.
오스카를 수여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구성원 5천여명의 평균 나이는 60세. 이들의 눈에 23세의 디카프리오는 소녀팬들 덕에 흥행성적이 좋은 `귀여운 소년' 정도로 비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디카프리오의 빛나는 연기는 전혀 조명받지 못할 수 밖에.
그러나 디카프리오의 탄탄한 연기력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케이트 윈슬렛（여우주연상 후보）, 글로리아 스튜어트（여우조연상 후보）가 인정하는 수준급이다.
어쨌든 이달 23일 시상식에서 디카프리오는 `타이타닉' 동료들의 감격을 축하해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다. 그러나 디카프리오 본인은 "나는 `스타'보다는 진짜 `배우'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을 뿐"이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소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