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신남선착장]'빙어 낚시' 가족나들이 새 명소
기사입력 1998년 02월 03일 15시 54분
매년 이맘때면 강물이 얼어 소양댐과 양구를 오가던 뱃길이 끊겨 적막강산으로 변하곤했던 이곳이 요즘 뜬금없이 가족나들이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여의도광장의 2배는 족히 되는 광활한 얼음벌판에 매서운 삭풍만 몰아치는 썰렁한 선착장으로 관광객들을 불러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빙어(氷魚)다.
내린천과 한계령에서 서쪽으로 흘러나온 물이 인제군 합강에서 모인 뒤 소양호로 흘러드는 길목인 이곳의 빙어는 최근 열린 인제군 빙어축제를 계기로 국내에서 가장 깨끗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어는 2급수 이상 깨끗하고 찬물에서 사는 고기.
남면 선착장 부근은 전국 빙어낚시터중 가장 상류쪽에 있다.
강폭이 최고 5∼600@에 달하는 만큼 낚시대를 드리울 곳은 지천이고 낚시꾼들의 대표적 허풍인 `물반, 고기 반'이 허풍처럼 들리지 않을만큼 넣었다하면 빙어가 물려나온다.
이곳이 가족나들이의 명소로 떠오른 것은 빙어가 낚시실력이나 경력을 불문하고 공평하게(?) 물어주기 때문이다.
2일 두 아들과 부인 등 가족을 데리고온 서울서 김병천씨(40)는 "낚시가 처음이어서 아들 녀석들 앞에서 망신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잘 잡힐줄은 몰랐다"며 즐거워했다.
김씨가족은 2시간여만에 1백여마리가 넘는 빙어를 잡아 즉석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었는데 들어간 비용은 낚시대 4천원, 미끼(구더기) 2천원, 초고추장 1천500원, 나무젓가락 2백원 등 단돈 7천7백원.
어른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얼음 놀이가 있는 것도 가족나들이객을 유혹하는 부분.
앉은뱅이썰매나 스케이트 등 장비가 필요한 놀이도 있지만 나무조각이나 얼음덩이를 공 삼아 하는 얼음축구는 빈손으로도 할 수 있다.
얼음벌판은 끝이 가물가물할만큼 넓어 사방에 거칠 것도 없다.
젊은 연인들은 미끄러운 얼음위를 조심조심 걸으며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는 표정들이다.
▲가는길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인제군 현리까지 오전 7시10분∼6시5분까지 하루 13회 버스가 다닌다.
인제 직전 신남에서 하차해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선착장까지 가는 것이 가장 편한 루트.
요금은 서울서 신남까지 6∼7천원(편도). 신남서 선착장까지 시내버스는 540원.
서울 구의동에서는 오후 3시20분 출발하는 단 한편이 운행되고 있지만 곧 버스를 증편할 계획이다.
승용차로는 홍천∼인제간 44번 국도를 따라가다 신남을 지나면 왼쪽으로 선착장이 보인다.
▲빙어낚시 요령
신남에서 십년 넘게 제일낚시점을 운영해온 이동복씨(47)는 빙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시간으로 해뜰 무렵(오전 8시∼10시), 해질 무렵(오후 4시∼6시)을 꼽는다.
미끼인 구더기는 5분이상 물속에 있으면 맛있는 냄새가 사라지므로 새것으로 갈아끼운다.
빙어는 오전에는 바닥에 깔려있다, 오후에 수면으로 올라오는 습성이 있으므로 미끼의 위치를 이에 따라 조정해주는 것이 포인트. 오후가 되면 얼음구멍을 통해 물속의 빙어를 직접 보며 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빙어는 소리에 민감하므로 조용히 해야한다.
[인제=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