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팀내 최고 인상폭이라지만…'
기사입력 1998년 01월 11일 15시 01분
OB 김경원（27）의 작년 연봉은 5천200만원.
아마시절 화려한 명성을 얻었고 93년 입단후 줄곧 마무리로 활약했음을 감안하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그리 높은 연봉은 아니다.
물론 방어율 1.11에 23세이브를 따낸 93년을 제외하곤 마무리로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한 탓도 있었다.
성적이 없으니 구단에서 주는대로 받는 수밖에.
한데 올시즌 연봉협상 테이블에선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작년 시즌 `OB 선동열'이란 얘기까지 들어가며 48경기에서 3승（2패） 24세이브와 방어율 1.96을 기록, 모처럼 큰소리 칠 수 있는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팀내 투수 가운데 고과 점수 1위.
무려 5년만에 성적 다운 성적을 내 연봉 대폭인상의 기대를 잔뜩 품었지만 이게 웬걸.
갑자기 `IMF한파'라는 복병을 만났다.
구단직원, 코치, 선수들이 잘려 나가는 판이니 이럴때는 돈 문제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어려운 처지.
지난 10일 구단에선 작년보다 1천500만원이 오른 6천700만원을 제시했다.
인상액으로 따지면 팀내 최고지만 내심 8천만원대를 노리고 있던 김경원으로선 양이 차지 않는 금액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시즌 OB의 연봉협상 원칙은 처음 구단제시액에서 단 한푼도 올려줄 수 없다는 것.
실제로 이미 도장을 찍은 29명 가운데 구단제시액에서 연봉이 조금이라도 오른 선수는 단 1명도 없다.
"운대가 안 맞나봐요. 하필 입단한뒤 최고의 성적을 냈을때 경제가 어려워 질게 뭐예요. 계약을 안할 수는 없겠지만 도장을 찍자니 억장이 무너져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김경원의 말이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