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그라드] 전쟁은 누구에게나 비극
기사입력 1997년 06월 27일 14시 30분
2차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영화가 유태인이나 연합군의 시각에서 해석된 것과는 달리 `스탈린그라드'는 독일인의 시각에서 그려져 이채를 띤다.
독일인 자신도 전쟁의 희생자라는 항변을 담고 있는 것인데, 실제로 영화속에서도 독일군이나 소련군 등에 대해 `선악'이나 `적'의 개념이 아닌 전쟁의 부조리에 휘말린 희생자의 시각으로 묘사해 놓았다.
70년대의 `지옥의 묵시록'이나 80년대의 `플래툰'이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뛰어난 전쟁영화'라면 `스탈린그라드'는 90년대의 전쟁영화를 대표하는 유럽 영화인 셈.
영화의 내용은 단일 전투사상 최대의 희생자를 낸 전쟁으로 세계 전쟁사에 기록된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영웅적인 전쟁 드라마라기보다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장의 한복판에 놓여진 군인들의 복잡다단한 심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전쟁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려는 것이 요셉 빌스마이어 감독의 연출 의도. 감독은 전쟁의 추악함을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독일군에게 집단 강간당하는 러시아 여군으로 출연시키기도 했다.
94년 모스크바영화제에서도 이같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28일 명보극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