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술] '항해기법' 응용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5시 15분
'뇌수술에 항해기법이 이용된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현실이 컴퓨터의 발달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항해술은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목표지점으 찾아갔지만 최근에는 인공위성에 기초하는 항법기구를 이용해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최근 이러한 항해기법이 뇌수술 분야에도 도입돼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항해기법 수술시대가 열렸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희원교수팀은 뇌속에서 병소와 현재의 수술위치를 정확히 실시간으로 표시해주는 '뇌내 항해기법'이라고 하는 영상 유도 뇌수술장치를 이용한 수술법으로 20차례의 뇌수술을 성공적으로 시술했다.
뇌수술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부위를 수술하는 것이므로 집도자는 현재의 위치가 어디인지 아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뇌수술은 좁은 시야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상당기간 경험을 쌓아야만 한다.
영상 유도 뇌수술장치는 환자의 방사선 영상을 미리 컴퓨터에 입력해 수술중 환자의 병소가 전산화 단층촬영, 또는 자기공명 단층촬영 영상의 어느 곳에 있는지 즉시 알려주는 장치다.
이 장치는 수술을 할 때 기준틀의 역할을 컴퓨터가 대신해 시술자는 안전하고 신속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도입돼 운영중인 영상 유도 뇌수술장치는 자기장을 이용해 수술중 위치를 측정하는 것으로 비교적 가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정교수팀은 이 장비를 이용해 현재까지 뇌종양수술 26번, 뇌혈관수술 2번, 간질수술 1번, 반응성 교세포 증식증 수술 1번 등 모두 30번의 뇌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