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터보-MRI' 이용 뇌동맥류 1mm까지 진단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18분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를 이용해 뇌졸중의 주된 원인이 되는 뇌동맥류를 1㎜ 크기까지 진단해 낼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지금까지 MRI촬영으로 발견해 낼 수 있었던 뇌동맥류의 크기는 5∼10㎜였고, 뇌동맥류의 크기가 3㎜ 이상일 경우 예고없이 터질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진단법은 뇌졸중의 조기발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진단방사선과 정태섭 교수팀은 최근 4년간에 걸친 연구끝에 이같은 새로운 진단법을 독창적으로 고안해 냈다.
새로운 진단법은 MRI를 이용해 뇌를 촬영한 뒤 `터보－MRI'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 촬영된 데이터를 국소적으로 분리해 영상을 재구성, 병변부위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정교수는 "이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직경 1㎜ 이상의 뇌동맥류는 놓치지 않고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또 "이 진단법은 뇌동맥류를 진단하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이용돼온 뇌동맥혈관 조영술에 비해 환자에게 신체적 영향이나 고통을 주지 않으며 위험성도 없다"고 말했다.
뇌동맥혈관 조영술은 사타구니의 동맥을 뚫어 긴 도관(導管)을 뇌동맥까지 삽입, 조영제를 주입해 혈관의 병변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뇌동맥류가 의심되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뇌동맥류는 머리속의 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오르는 현상으로, 평소에는 별증상이 없다가 예고없이 터지면서 뇌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교수는 "새로운 진단법을 병원의 건강진단 항목에 추가한다면 뇌동맥류가 있지만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거나 파열되지 않은 많은 환자들을 조기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조기발견된 환자를 치료, 뇌졸중을 예방하면 이 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교수는 또 "까닭없이 두통이 계속되거나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 한번쯤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