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점점 커지는 3루구멍 박재홍 기용 저울질
기사입력 1997년 05월 01일 15시 37분
`바꾸자니 걱정스럽고, 놔두자니 구멍이 너무 커 보이고.'
현대 코칭스태프가 팀전력의 핵심인 박재홍（24）의 활용방안을 놓고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계속 중견수로 쓸것인지, 아니면 3루수로 보직을 바꿔야 할지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
박재홍이 국가대표 시절 포지션인 3루수로 컴백한다는 설은 지난 겨울 내내 무성했지만 결국 백지화됐다.
하지만 김재박감독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한화전에 앞서 박재홍은 정진호코치가 쳐주는 3루 펑고를 받고 있었다.
김감독은 "3루가 워낙 부실하니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수비연습을 지시했을 뿐 현실적으로 재홍이가 3루에 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 3루는 권준헌이 지난달 23일 LG전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고 2군으로 쫓겨간 뒤 안명성 이득수가 대신 서고 있지만 전혀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
박재홍을 3루로 돌린다면 구멍을 메우는 것 외에 반쪽선수가 된 이숭용을 다시 외야수로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은 이보다 더 크다.
시즌중에 포지션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무리며 설사 3루수에 적응한다 해도 수비부담이 커지면 방망이가 죽을까 염려스러운 것.
박재홍도 "3루수를 못할 이유는 없지만 솔직히 외야가 방망이 치기는 더 좋다"며 말끝을 흐리고 있다.
김재박감독에게 박재홍의 3루수 전환 문제는 풀리지 않는 `화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