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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실은 엄청 용기낸 겁니다" KT 신인 투수는, 왜 다른 팀 선배 원태인에게 DM을 보낼까 [수원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5-04 15:14


"저 사실은 엄청 용기낸 겁니다" KT 신인 투수는, 왜 다른 팀 선배 …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KT 원상현이 숨을 고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25/

[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 사실은 수줍은데, 엄청난 용기를 낸 겁니다."

KT 위즈 신인투수 원상현은 왜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는 걸까.

삼성이 뜨겁다. 원태인도 핫하다. 원태인은 개인 5연승을 달리며 다승 1위, 그리고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2위(1.79)를 달리고 있다.

그 원태인이 별다른 인연이 없을 것 같은 KT 신인 원상현 이름을 꺼냈다. 꾸준하게 SNS DM으로 연락을 하는 사이라는 것이다.

원태인은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원상현이 수원 개막 2연전 때 찾아와 체인지업 그립 등을 물어봤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꾸준하게 DM으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본다. 나도 최대한 성의껏 답을 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전에야 다른 팀 선수들과의 교류를 대놓고 하기 힘들고, 비밀리에 만나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로 눈치보는 시대가 아니다. 원태인도 '서울시리즈'때 LA 다저스 타일러 글라스노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커브를 배웠었다.


"저 사실은 엄청 용기낸 겁니다" KT 신인 투수는, 왜 다른 팀 선배 …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2사 1루 두산 양석환 타구를 삼성 중견수 김지찬이 잡아내자 선발 원태인이 미소 짓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5.02/
그런데 많은 선수 중에 왜 원태인이었을까. 같은 원씨라서? 원태인은 "원씨 성이 하나다. 어떻게 보면 먼 가족일 수 있다"며 웃었다.

4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원상현은 "원씨는 우연의 일치고, 현재 리그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내가 배우고 싶은 구종 체인지업을 가장 잘 던지는 선배님이라 생각했다. 압도적 1등 아닌가. 나랑 정반대다.(웃음) 안그래도 좋아했는데, 개막 2연전 때 우연히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만났고, 다가가게 됐다. 영광이었다. 먼저 와주셔서 체인지업도 가르쳐주시고, 살도 좀 쪄야겠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렇게 친분을 쌓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래 싹싹한 성격일까. 대화를 나눌 때는 그런 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원상현은 "먼저 다가가는 성격은 절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데 있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내가 얻어야 하고, 발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하다면 거기에는 거리낌이 없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직구가 살아야 체인지업도 산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셨다"며 자랑스럽게 휴대폰 속 그 내용을 보여주기도 했다.

팀 선배들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다. 많은 훌륭한 팀 선배들을 두고 원태인과의 관계만 조명돼서다. 원상현은 "그런 건 절대 아니다. 팀 선배님들께도 엄청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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