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식] 고국무대 '강스파이크'
기사입력 1997년 04월 04일 15시 52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태극 마크를 달고 싶습니다."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배구선수 손정식（21．성균관대 2년）이 대학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는 60년대 배구 국가대표를 지낸뒤 70년대 중반 지도자로 아르헨티나에 이민을 갔던 손영완씨（62．배구협회 기술지도이사）의 차남. 손정식은 아버지가 지난 75년부터 83년까지 아르헨티나 남자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는 동안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어 지난 93년 일본 도쿄 인근 가나가와에 있는 동아학원고에 유학, 배구선수의 길을 걷다 지난 96년 성균관대에 스카우트됐다. 현역시절 아시아 최장신（1m93） 공격수로 명성을 날렸던 아버지를 닮아 키 2m의 꺽다리인 그는 센터와 라이트를 오가며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만능 플레이어. 1년동안의 적응기를 거친 그는 올시즌 첫 대학 대회인 97전국대학 배구연맹전 1차대회부터 팀의 간판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성대가 지난 대회 우승팀 경기대를 3대0으로 완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운 선수가 바로 손정식이었다. 선배 장병철（22．성대 3년）과 함께 라이트로 뛰고 있는 그는 오픈공격과 블로킹으로 성대를 대학 정상으로 이끌고 있다. 손정식은 가족이 지난해 5월 영구 귀국함에 따라 한국 국적을 취득,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로 뛰겠다는 꿈을 부풀리고 있다. 아버지 손영완씨는 "정식이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배구에 적응하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 "반드시 태극 마크를 달겠다며 개인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정식이가 대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