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어시스트왕을 향하여
기사입력 1997년 03월 29일 16시 47분
프로축구 천안 일화의 `꾀돌이' （27）이 굵직한 목표를 세웠다. `개인 타이틀 싹쓸이.' 지난 92년 프로데뷔 이후 신인왕과 MVP（95년） 득점왕（96년）을 차례로 거머쥐었던 그가 마지막 남은 어시스트왕까지 쟁취, 코리안리그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프로축구에서의 `개인상 싹쓸이'는 세계 어느 리그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기록 중의 대기록이다. 올해로 15년째를 맞는 한국프로축구야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기억에 남을 만한 개인상 수상자도 몇 안된다. 소속으로 8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이흥실이 신인왕（85년） MVP（86년） 어시스트왕（89년）에 차례로 올랐고, 일본 J리그로 진출한 이 역시 이 세가지 타이틀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었다. 그리고 럭키금성 소속이었던 태국용병 피아퐁（현 태국 공군팀감독）과 의 최상국이 각각 85년과 87년에 득점왕과 어시스트왕을 휩쓸며 발군의 공격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 같이 5년연속 연간 베스트11에 뽑히면서 주요 3대 타이틀을 거머쥔 예는 없었다. 이 각별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현재 의 컨디션은 최고. 월드컵대표팀에서 탈락한 아픔도 말끔히 아물었다. 이제는 팀의 명예회복과 대기록 도전을 위해 뛰고 또 뛰는 일만 남은 셈이다. "어시스트는 곧 동료의 골을 의미하는 것 아닙니까. 그 만큼 팀을 위해 더욱 열심히 뛰겠다는 뜻입니다." 의 다짐엔 `프로'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