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카페] 다양한 볼거리로 불황 이기자
기사입력 1997년 02월 17일 15시 12분
"공연도 보고 술도 마시고."
`황금투구' `곰팡이' `발전소' `굿누리' `살' 등 서울 홍대입구와 대학로 등지의 `공연 카페'들이 새봄을 맞아 예년보다 훨씬 다양하고 체계적인 기획공연을 마련해 신세대들을 유혹하고 있다.
겨울철 내내 이어져 온 극심한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공연의 질을 높이고 내용도 다양화 하고 있는 것.
서울 홍대입구 극동방송 맞은편에 있는 `발전소'는 오는 20일부터 5월2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공연무대를 마련한다.
20일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씨의 연주회를 여는 것을 비롯해 김춘기씨의 행위예술, 고재경－오쿠다 마시다의 팬토마임 공연, 박나훈－전인정씨의 무용
김윤태씨의 실험영화, 김태곤씨의 국악, 황보령씨의 록, 심철종씨의 실험극 등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마련한다.
행위예술가인 주인 김백기씨（34）는 "경기불황이 계속돼 예년에 비해 30％ 이상 매출이 떨어진 상태에서 초청 연주자에게 고액의 개런티를 주고 무대를 마련하는 것이 힘에 부치나
공연 카페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대를 예년보다 더 자주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풍금이 있던 자리'를 장기공연했던 대학로의 `굿누리'는 오는 6월 `말은 말타기를 좋아한다'로 바통을 잇는다.
8천원만 내면 연극도 보고 커피와 술도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이곳은 지난해 공연 3개월동안 총 3천명이 넘는 관객 겸 손님이 다녀가 대학로의 공연카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주에 한번꼴로 공연을 열었던 홍대입구 `황금투구'도 3월부터 봄 공연일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먹거리와 볼거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공연카페만이 가지는 장점.
그러나 공연카페가 명실상부한 신세대 명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반 공연물에 견주어봐도 결코 뒤지지 않을 질 높은 공연물을 내놓아야 한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