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154km 워밍업
기사입력 1997년 02월 17일 15시 05분
늘씬한 금발의 미녀도 현란한 안 댄스도 그를 유혹하진 못했다.
해태 이대진（23）이 `20승 고지'를 향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지난 94년 대만 이후 3년만의 전지훈련.
세계적인 휴양지 에서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슴이 설렐 수 있지만 최고투수를 향한 집념은 그를 애써 무뚝뚝하게 만든다.
"한국이나 여기나 다를바 없다. 단지 기온이 따뜻해서 운동하기 좋다는 것 뿐."
이대진의 `마이 웨이'는 알라와이구장에서 그대로 반영된다.
20대 중반의 젊은 체력을 앞세워 1시간에 걸친 체력훈련을 거뜬히 소화해낸다.
캐치볼을 시작한지 20일째.
이달 말이면 하프피칭을 시작한다.
가 끝난 작년 11월부터 체력훈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공을 손에 잡은 날짜가 열흘이나 빨라졌다.
이 정도의 상태라면 최고시속 154㎞의 강속구를 되찾는 것은 떼논 당상.
작년초에는 선발과 마무리를 넘나들며 체력 부족으로 구속이 들쭉날쭉했었다.
2년동안 군복무로 인해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게 이유.
이때문에 초반부터 다승왕 레이스에서 떨어져나가 결국 다승 공동3위（16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하체의 힘을 붙여 최고의 강속구를 가다듬는게 급선무.
한눈 팔 새가 없다.
17일 휴일을 맞아 다른 선수들이 투어에 나섰을때도 일치감치 알라모아호텔로 돌아와 손에 공의 감각을 익히는데 열중이었다.
"얼마나 기다려왔던 전지훈련인가. 20승 투수가 되기 위해 일분일초까지 아까울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