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렬-이상왕] 6강티켓 '형제의 대결'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4시 59분
`백구코트의 형제'로 유명한 이상렬（31．LG화재）－상왕（27．상무） 형제. 이들은 요즘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다. 97한국배구 슈퍼리그 남자부 3차대회 진출을 위해 피말리는 `소수점 승부'（세트득실률）를 펼쳐야 하는 팀사정 때문이다. 3차대회행 티켓은 모두 6장. 이 가운데 4장은 이미 삼성화재 등 상위권팀이 확보했고 나머지 2장을 놓고 12일 현재 대한항공（3승3패） LG화재（3승4패） 상무（2승4패） 등이 물고물리는 대접전을 펼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은 비록 피를 나눈 친형제이지만 코트에선 "일전불사"를 외쳐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해있다. 특히 상무팀의 주장을 맡고있는 고참 병장 이상왕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회개막전까진 "이상렬은 살아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던 그였지만 이젠 형의 `갈기머리 강타'가 되살아날까봐 은근히 `걱정'이다. 이상왕의 `번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4월이면 제대하는 그가 찾아갈 전 소속팀이 바로 대한항공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3차대회 진출에 팀사활을 걸고있는 입장. 팀의 간판인 박희상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군에 입대하기 때문에 앞으로 2∼3년은 3차대회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때문에 상무의 해결사인 그로서는 2개월후면 한솥밥을 먹을 옛동료들의 얼굴이 아른거려 밤잠을 설칠 정도다. "하필이면 왜 모두 막차에 몰려서 골치아프게 해." 불면의 2월을 보내고 있는 이상왕의 넋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