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식] 화려한 새출발
기사입력 1997년 02월 02일 16시 39분
안양 SBS 스타즈 오성식（吳成植．27）이 비운의 그림자를 완전히 털어냈다. 역사적인 프로농구 개막전이 벌어진 1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 국내에 첫선을 보인 용병들이 펼치는 화려한 개인기로 장내를 가득 메운 8천여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맹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의 틈바구니에서 오성식은 주눅들지 않고 넘치는 스피드와 탄력으로 당당하게 코트를 누비고 다녔다.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25득점으로 `토종스타'의 자존심을 살리며 청사에 길이 남을 프로 첫승을 이끌어 냈다. 3점슛 4개를 던져 이가운데 3개를 적중시켜 75％의 높은 3점슛 성공률과 함께 55.5％의 야투성공률을 기록했다. 용병 제럴드 워커의 가세로 포인트가드에서 슈팅가드로 변신한 뒤 이날 고감도 슛감각을 과시, 포지션 변경에 완전히 합격점을 받았다. 1점차의 짜릿한 승리로 서전을 마감시키고 체육관을 빠져나가는 오성식의 얼굴엔 어두운 터널에서 완전히 벗어난 승자의 환희가 배어나왔다. 재학시절 민완가드로 이름을 날린 오성식은 졸업반이던 지난 92년 스카우트 분쟁에 휘말렸다. SBS와 의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와의 견해차로 `코트의 미아'가 됐다. 학교측에서 권하는 입단을 거부하고 SBS행을 고집하다 선수제명처분을 받았던 것. 93년초 선수자격을 회복한 뒤 `낭인（浪人） 신세'가 된 오성식은 그해 5월 농구를 그만둘 수 없다는 일념으로 해군에 입대, 30개월간의 군복무에 들어갔다. 의 양보로 상무 제대후 자신이 원하던 SBS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전성기때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한물갔다'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제2의 농구인생을 꽃피우기 위해 와신상담했던 오성식은 마침내 가시밭길을 지나 프로코트를 빛낼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탄력있는 드리블과 전광석화같은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 정확한 외곽슛이 장기로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늘 훈련을 즐기는 보기드문 `연습벌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