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카리스마 백인천감독 대변신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3일 14시 23분
## 내년부터 지휘권 코치에 대폭 분담 삼성 감독이 변신한다. 카리스마형의 대표적인 사령탑으로 꼽혀온 백감독이 내년시즌에는 지휘권의 절대부분을 코치들에게 분담시키는 새로운 지도방식을 꾀하기로 했다.
백감독은 12일 올시즌 마지막 대구 홈경기를 마친 뒤 "내년에는 선수들 관리의 모든 부분을 담당코치들에게 전담시킬 예정이다. 감독인 나는 코치들을 통해 보고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강력한 지휘계통을 강조하며 선수 개개인의 타격자세까지 꼼꼼히 챙겼던 백감독의 스타일로 봤을 때 이같은 변화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진다.
이는 코치들의 역할을 확대하는 대신 만약 코치들이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경우엔 분명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백감독은 "배팅오더 작성부터 투수교체, 대타작전까지 코치들이 제안하는 대로 하겠다. 하지만 실패했을 땐 이에 대한 문책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코칭스태프 개편이나 경질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백감독 1인체제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올시즌을 보냈지만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간의 통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전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삼성코치들을 향해 `로봇코치', `허수아비코치'라는 비아냥을 보낸 것이 사실이다.
<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