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합격비방 유행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1일 14시 15분
## 원하는 대학에 학용품 묻기 ## 캠퍼스서 네잎 클로버 찾기 ## 좋아하는 이성 속옷 지니기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3일)을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는등 대학입시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수험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만 붙을 수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것이 너나할 것 없는 수험생들의 심정. 이러한 가운데 `합격 비방'이 등장, 수험생들 사이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학과 건물 주변에 남몰래 연필과 지우개등 아끼는 학용품을 묻는 것. 재수생 이민수군(18)은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 건물 근처에 문구류를 묻어 두면 붙는다는 말에 그대로 했다"며 "묵묵히 공부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좋다는 것은 다 해보고 싶은 것이 수험생들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초 에 연필과 지우개등을 묻어둔 일부 학생들은 한총련 사태로 인해 학교가 폐허처럼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합격하는 것이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원하는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서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면 붙는다는 설도 있다.
일례로 진입로 잔디밭은 매년 이맘때면 네잎 클로버를 찾아 나선 고3 학생들이 이곳 저곳 잡초를 뒤지고 다녀 애꿎은 수위아저씨들만 곤혹스럽다고. 김지영양( 심리학과 4년)은 네잎 클로버의 경우 찾기 어려운 학교도 있는 만큼 무턱대고 찾으러 나서기 보다는 그 학교의 사정을 미리 알고 찾아나설 것을 충고했다. 좋아하는 이성의 속옷을 지니고 다니거나 방석을 깔고 앉으면 합격한다는 비방은 예나 지금이나 인기. `합격 비방'에 대한 설과 함께 불합격의 징조에 대한 설도 무수하게 떠돌고 있다. D-66, D-55, D-11등 숫자가 겹치는 날 몸이 아프면 그 해 시험은 망친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 이날을 전후해서는 식사도 소량으로 하고 행동을 조심하는 수험생도 드물지 않다. 김희영양(한성대 의상학과 1년)은 "가뜩이나 공부가 잘 되지 않는 시점에 근거 없는 풍문들을 믿고 불안에 떠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라며 앞뒤 좌우로 돌아보지 말고 그저 학업에만 매진할 것을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