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용서못해'
기사입력 1996년 08월 25일 15시 34분
**앞타자 4구주고 나한테 승부한다고… 성질 많이 죽었다. 예전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일을 당하면서도 다 자신 탓으로 돌리고 방망이를 더욱 굳게 잡는다.
해태 (29)의 요즘 모습이다.
엄지손가락으로 못을 박는다는 타고난 장사지만 투수들은 실점위기만 되면 4번 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5번 에게 승부를 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건 당연한 일.
이를 악물고 한타점씩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24일 현재 2할6푼의 타율이지만 타점은 56개.
78개의 안타로 올린 타점이니 `해결사'로 불린만하다.
욕심가득한 스윙을 버린 결과다.
24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은 해결사였다.
2-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로 3타점.
4회 역시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
총 5타점이 공교롭게 모두 4번 가 4구로 걸어나간 뒤 올린 점수였다.
상한 자존심을 타점으로 한껏 분풀이 한 셈.
"화도 나지만 시즌초반 8번까지 친 타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체질상 주자가 있어야 타격이 잘되는 스타일인걸 모르나봐요."
올해 의 몸은 상처투성이다.
오른쪽 허벅지에 발목부상, 여기에 왼쪽 눈의 실핏줄까지 터져 몰골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꿋꿋이 경기에 나가 해결사의 명성을 쌓고 있다.
무너진 자존심을 방망이로 다시 세우기 위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