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수영장마다 수중발레 물결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1일 13시 43분
**애틀랜타 올림픽 미국팀 환상연기 매력
수영장을 찾는 젊은이들 사이에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풀장을 찾아 수영이나 선탠을 하는 대신 이른바 수중발레를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
이호철군(21.H대 3년)은 "풀장에 들어가 친구들과 수중발레를 하면 단순히 수영을 할 때보다 재미가 있는 것은 물론 친구간의 돈독한 일체감도 확인할 수 있어 좋다"면서 "요즘은 수영장에 가서 어떤 포즈의 아쿠아 발레포즈를 취할까가 친구들 사이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풀장에서의 수중발레바람은 지난 서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팀의 환상 연기가 화제가 된 이후 수영장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올림픽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과는 달리 남녀 혼성으로 수중발레를 하는 게 특징.
이정훈군(20.S대 2년)은 "남자들끼리 무슨 재미로 수중발레를 하느냐"면서 "여자도 함께 해야 좀 더 완벽한 수중발레연기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얕은 물에서 하는 이들의 수중발레는 선수들만큼 고난도의 묘기는 없지만 입수나 수중에서의 점프인 돌핀동작 등 구색은 갖추고 있어 수영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개중에는 함께 간 친구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즉석 부킹된 젊은이들끼리 호흡을 맞춰 수중발레를 해 수영장이 나이트클럽이나 카페를 대신한 한여름의 부킹명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수중 발레는 놀이나 운동이 아니라 `아쿠아 섹스'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 일쑤.
수중발레를 한다는 명목으로 남녀가 떼를 지어 물속을 헤매면서 부둥켜 안거나 나뒹구는 등의 은밀한 움직임을 보여 풍기를 문란케 한다는 것이다.
한모군(20)은 "며칠전 한강고수부지 수영장에 여자 친구도 없이 혼자 갔는데 4~5명의 젊은 남녀들이 물속에서 진한 보디터치를 하며 뒤엉켜 있어 낯이 뜨거워지고 말았다"면서 "수중발레도 좋지만 이를 보는 주위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 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