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단거리] 자메이카 '트랙 돌풍'
기사입력 1996년 07월 29일 17시 56분
삽상한 `자메이카 바람'이 애틀랜타의 더운 날씨를 잠재우고 있다. 바람을 일으키는 풍신(風神)은 자메이카 태생의 올림픽 단거리 종목 스프린터들-.
`시위를 떠난 화살(矢)'처럼 빠르다고 공인받은 100m 우승자 도노반 베일리(28.캐나다)를 비롯, 어깨하나 차이로 여자 100 우승을 내준 멀린 오티(36.자메이카)와 영국의 `할아버지 달리기꾼' 린포드 크리스티(36) 등이다.
이들의 국적은 제 각각이지만 태어난 곳은 하나.
하늘높이 의 붉은 태양이 작렬하고 흥겨운 레게음악이 평화로이 거리를 감싼다는 자메이카다.
이중 베일리와 크리스티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의 경우.
우승직후 기자회견에서 "자메이칸이라는데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말문을 연 베일리는 "출생지 자메이카는 나의 모든 것"이라고 단정, 참석한 캐나다 기자들을 머� 하게 했다.
13세에 조국을 떠난 베일리와 같이 크리스티도 어린시절 `자메이카 촌놈'이라는 주위의 따가운 인종 차별을 극복하고 영국땅에서 성공한 입지전적인 자메이칸으로 기록된다.
비록 이번대회 100m 결승에서 출발 반칙으로 실격, 아쉬움을 남겼지만 영국선수로는 유일무이하게 올림픽-세계선수권-유럽선수권-영연방선수권를 모두 휩쓴 선수다.
`만년 2인자' 오티도 같은 궤적을 돌기는 마찬가지.
비록 지난 20여년동안 자메이카 국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 4개의 올림픽 동메달과 30여개의 국제 메이저대회 메달을 획득했지만 사는 곳은 지중해 인근 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88 서울올림픽때 약물파동으로 100m 왕관을 박탈당한 벤 존슨(캐나다)과 76년 몬트리올올림픽 200 챔피언 도날드 퀘리, 92 바르셀로나올림픽 100 와 200 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줄리엣 커스버트도 역대 자메이카의 이름을 빛낸 선수들이다.
이처럼 단거리 종목에서 자메이칸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무슨 요인일까.
이것은 카라비안 특유의 탄력넘친 근육을 바탕으로 알맞게 내리쬐는 산뜻한 태양과 살안찌는 음식 섭취의 생활습관이 큰 보탬을 주었다는 분석.
아무튼 통통 튀는 리듬으로 세계적인 유행을 불러 일으킨 자메이카 레게음악처럼 자메이카출신의 육상 단거리 선수들의 돌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