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파마도 하고 영화도 보고
기사입력 1996년 07월 21일 15시 32분
**미용실 손님끌기 아이디어 경쟁 비디오방인가, 카페인가. 미용실의 마케팅 전술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개별 고객마다 초소형 TV와 비디오를 제공하는 곳이 등장했나하면 업장 한켠을 카페처럼 꾸민 곳도 생겨났다.
서울 입구의 `정익호 미용실'은 머리도 하고 영화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근 여대생들에게 인기.
노트북 크기만한 TV겸 비디오 7대와 최신 비디오 테이프 100여개를 갖춰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학생 주현주양( 3년)은 "혼자 와도 지루한지 모르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영화 한편 상영 시간과 파마하는 시간이 엇비슷해 효율적인 시간활용이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에 위치한 `새리미용실 II'는 카페를 방불케하는 근사한 휴게실로 시선을 끈다.
함께 온 친구들이 수다떨고 잡지를 뒤적이며 차도 마실 수 있는 일종의 대기실이라고.
파마 이름 앞에 이색 문구를 내세우는 미용실도 있다.
서울 하월곡동 동덕여대 입구의 한 미용실의 경우, `다이내믹 파마'`파워 스트레이트'등의 문구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해초 파마'`머드 파마'등 이색 소재를 내세운 업체도 적지 않다.
그런가하면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린 마케팅 전술을 채택한 미용실도 등장했다.
서울 중구 명동 `임보영 미용실'은 `앰플'을 머리에 바른뒤 `야채약'으로 파마를 하고 파마가 끝난뒤 `쑥 마사지 크림'으로 마무리를 하는 `그린 파마'를 개발해 인기를 구가중.
헤어디자이너 유인숙씨는 "4만원대의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 대여섯명 이상의 손님이 파마를 하고 간다"고 전했다.
한편 정기적으로 메이크업 강사 등을 초빙, 수요 창출을 꾀하는 업소도 속속 늘고 있는 추세.
고정 손님 확보가 관건인 시외곽 지역 미용실들이 하나 둘씩 도입하기 시작한 것.
서울 신사동 `한혜주 미장'의 구영옥 실장(32)은 "패밀리 카드 소지자들에게 격주마다 메이크업, 바캉스철 모발관리등에 관한 강좌를 마련, 평균 20대 1의 폭발적인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어디자이너 정익호씨는 "이제 눈썹이나 손톱을 정리해주는 수준으로는 더이상 손님의 눈길을 끌 수 없게 됐다"며 "소비자에게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거나 탁월한 미용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