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 야구보기]
기사입력 1996년 07월 08일 15시 16분
## '경제통' 새총재에 바란다 강마다 죽은 물고기 떼가 떠오르고, 지하철 공사구간이 무너져 내리고, 썩은 물로 단정된 시화호를 무단 방류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지각이 있다는 사람들까지도 잠깐 흥분을 했다가 그냥 넘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다. `사고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렇게 많은 사고을 당했는데도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은 과연 어느선이었고 누구였나. 요즘 세상은 무대책, 무책임의 시대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은 우리 사전에서 사라진지 오래됐다.
출범 15년 동안 4,500만명을 동원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를 관장하는 ()도 그동안 책임지고 일하는 사람이 없었다.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할 청사진을 내놓은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그것은 총재자리가 정부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앉아 있다가 더 좋은 자리가 나면 옮기는 `대기소' 역할만을 해왔기 때문이다. 적어도 수백명은 거느렸던 이력이 있는 역대 총재들은 야구위원회 직원들이 20여명밖에 안되는 작은 규모에 깜짝 놀라게 되고 과연 이 자리가 내자리인가라는 회의도 갖게 된다. 더군다나 다음에 자신이 갈 자리에 신경을 쓰다보니 발전책 마련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러니 책임질 일도 없었다.
정부가 유행어로 만든 `복지부동'이나 하고 있으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9대 총재로 추대된 전부총리겸 장관은 무사안일하게 보낼수가 없게 됐다. 15년 중 가장 어려운 시기에 총재를 맡았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는 위기감이 팽배되어 있다.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애틀랜타 올림픽은 팬들을 일시적으로 빼앗아 가지만 2002년 월드컵은 의 팬 뿌리를 근본적으로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예산도 월드컵 위주로 편성될 것이고 각종 매스컴에서도 월드컵 위주의 보도로 국민들의 관심을 모두 월드컵으로 맞출 것이 분명하다. 승승장구하던 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그렇다면 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임총재가 지난 3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청사진은 상당히 현실적이었다. 에 경제 마인드를 도입하겠다. 단기적인 계획보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 야구 발전의 기반을 다지겠다. 8개구단의 균형 발전을 위한
신인 지명권제도를 개선하겠다.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외국선수
수입을 추진하겠다. 언제 누구하고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신임 총재가 내놓은 발전책은 그동안 계가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국민소득 1만달러나 되는 정부 살림살이를 했던 홍총재에게 야구위원회는 어쩌면 왜소한 단체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속에도 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
신임 총재가 요즘 상당히 바쁘단다.
어느새 야구장도 몇번 들렀고 또 많은 사람도 만났다고 한다.
그만큼 의욕적이라는 얘기다.
공표한 발전책을 책임지고 실천하는 총재를 기대해 본다. < 야구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