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영화‘불새’여주인공
기사입력 1996년 07월 05일 16시 07분
## "불같은 열정 지녔어요" 태양을 향해 날아올랐던 밀랍날개의 이카루스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운명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불길 속으로 비상하는 불새. 이 불새를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된 여인 김지연(22). 영화 `불새'(김영빈감독.선익필름제작)의 여주인공 현주.
스타탄생.
`의 연인을 찾습니다'라는 카피를 보고 몰려든 2천여명의 배우지망생들을 물리치고 화려한 은막의 신데렐라로 부상한 미래의 스타다.
김지연은 1차 관문을 통과한 30명의 다른 후보들과 여러차례의 카메라테스트를 거쳐 최종 3명의 후보가 된 뒤, 특유의 감각적인 이미지를 높이 산 김 감독 등 제작스태프들의 만장일치에 의해 선발됐다.
얼핏 남성의 보호본능을 일으킬만큼 가쓰프게 보이는 외모가 두 남자의 사이를 오가며 운명적인 사랑에 갈등하는 현주의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게 김 감독의 캐스팅 변.
그러나 김지연은 신인배우 공모현장에서는 영화감독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까다로운 질문을 또박또박 받아넘기는 차분함과 재기를 발휘, 다소곳한 외모 뒤에 감춰진 당찬 면모를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김지연은 외모의 분위기와는 달리 자기주장이 강하고 신세대답게 밝고 명랑한 모습.
"`불새'의 현주는 거울같이 투명한 여자예요. 그러면서도 사랑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리는, 불같은 열정을 간직한 여자죠. 제가 그런 현주가 될 수 있을까 걱정스럽지만 어쩐지 예감은 좋네요."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몇차례 카메라 `손'을 타본 적이 있는 터라 김지연은 벌써부터 `불새'의 크랭크인을 기다리는 눈치다. 스타 와의 공연에 오히려 `전의'를 불사르는 듯한 모습이다. 카메라 앞에만 서면 엔도르핀이 솟구치는 `천성의 끼'가 유죄라고나 할까.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93년 훌쩍 패션칼리지로 유학을 떠났다가 2년여만에 귀국, 화장품 등 CF모델과 몇몇 TV드라마 출연에 재미를 붙이는 바람에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것도 이때문이다.
"`브룩클린으로 가는 비상구'의 제니퍼 제이슨 리에게 반했어요. 저도 예쁘다는 말보다는 강렬한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불새'로 그걸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어깨와 배꼽이 훤히 드러나는 탱크탑을 당당하게 걸치고 유연한 포즈를 취한 김지연. 그녀의 눈빛은 이미 불새를 쫓아 불길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