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치위 직원 해체앞두고 거취 불투명
기사입력 1996년 06월 20일 17시 25분
**혼신의 힘 다했는데… 이달말 공식 해체를 앞둔 2002년 유치위원회가 술렁이고 있다. 직원들이 자신들의 거취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유치위 직원은 모두 46명.
외무부 내무부 통신부 등 정부 각 부처 직원 35명과 축구협회 파견 직원 2명, 그리고 계약직 여직원 9명 등이다. 이들은 2002년 월드컵 대회조직위원회로의 흡수를 원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대회조직위원회의 `전위부대'격인 `2002년 대회 준비기획단(가칭)'은 이미 유치위 직원들을 제외한 순수 `장외 인사'들로 인선 작업을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3년 이상 월드컵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혼신을 다해 온 직원들은 기약 없이 뿔뿔이 흩어질 판이다. "공무원으로서 정부의 결정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왠지 아쉬움이 크네요." 유치위 직원 대다수는 정부의 `해체' 결정에 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문제는 `월드컵 준비기획단'에 대한 떨칠 수 없는 의구심이다.
장관을 단장으로한 유치기획단의 설립 취지는 대회조직위 발족 준비와 일본 및 ()와의 협상지원 업무이다. 하지만 오는 12월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안을 확정할 집행위원회(바르셀로나)까지는 대회조직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양국간의 실무협상이 별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획단의 존재 의미에 대한 의혹이 증폭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고위관계자의 말처럼 기획단 발족이 `유치위 직원들을 배제한 채 새판을 짜려는 의도'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의 경우 월드컵 유치위원회 직원들이 모두 대회 조직위원회로 합류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관(官)이 아닌 축구협회가 주축이 돼 월드컵 업무를 관장해온 일본 유치위의 특성도 작용했겠지만 일본 역시 대회조직위 구성까지는 한국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