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김호 감독]‘행복한 고민’
기사입력 1996년 06월 13일 15시 11분
## 삼성 4승1패 2위 … 타구단 견제 촉각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수원 삼성 김 호(金浩) 감독의 표정이 야릇하다.
예상을 뛰어넘는 정규리그 `돌풍'에 기분은 그만이지만 그렇다고 신생팀으로서 표나게 기뻐할 수만 없는 입장 때문이다. 삼성은 12일 순천 원정경기에 홈팀 전남을 4대0으로 대파, 5차전까지 4승1패 승점 12를 기록하면서 선두 현대(4승1무)를 승점 1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6차전 결과에 따라선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일한 패배였던 현대와의 수원 홈경기(5일.0대2패)도 경기내용에선 사실상 앞섰다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은 5차례의 경기를 모두 훌륭히 치러낸 셈이다. 그렇다고 삼성이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것은 태동 과정에서 부터 지속돼온 타구단의 견제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고 자칫 `삼성 죽이기'에 타구단들을 연대시키는 빌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윤성규 단장이 "나는 정말 올해는 성적이 튀어나기를 원치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진심일지 모른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 `봐주기'란 있을 수 없는 법. 사령탑 교체로 변화를 위한 `과도기'에서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전남이나 최근 수년만에 처음으로 꼴찌로 추락한 일화의 입장에선 삼성의 이같은 고민은 `배부른 소리'가 될 수밖에 없다. 삼성의 돌풍은 김 호-조광래-최강희로 이어지는 국내 최강의 코칭스태프와 잘 조련된 선수층, 구단의 과감한 지원이 어우러진 자연스런 결과다. 바데아()라는 걸출한 게임메이커의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선수들의 플레이는 의욕이 넘치고, 신생팀답지 않은 조직력과 전술이 눈에 보인다. 삼성의 돌풍이 작년 전남이나 전북의 경우처럼 반짝하고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바로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다. < 김동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