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25시]'메리트제'가 야구망친다
기사입력 1996년 05월 28일 16시 42분
가 거꾸로 가고 있다.
선수들조차 `비정상적'이라고 인정하는 메리트제가 활개치고, 선수단 운영도 전근대적인 모습으로 되돌아 갈 태세다.
현재 8개구단중 무려 6개구단이 팀승률과 연승에 따른 메리트제를 실시중이다.
모 구단의 경우 발표하지 않는 것까지 치면 그 액수가 엄청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를 시행하지 않는 OB 가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정도다.
메리트제가 없어져야 할 `악습'이라는데는 누구나 동의한다.
장기적으론 팀워크를 해치고 선수생명도 단축시키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구단 단장들은 올초 "모든 것은 연봉으로 반영하자"며 메리트제의 폐지를 전격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아 `공염불'이 됐다.
한구단이 은밀히 그 합의를 깼고,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다른구단들이 경쟁적으로 뒤따랐다.
마침 메리트제를 하는 팀은 성적이 좋고, 뒤늦게 하거나 실시하지 않는 팀은 부진하다.
이젠 메리트를 실시하는 구단은 `정상', 하지 않는 팀은 `비정상'이 이 된 판이다.
이밖에도 스포츠정신과 선수보호, 팬서비스를 위해 환영받았던 선발투수 예고제가 시들해져 3개팀으로 줄었다.
상대 선발투수를 맞히는 것이 감독의 무슨 큰 역량이나 되는 것처럼 비춰지고, 감독의 역할에 따라 승-패가 나뉘는 경기도 많다.
`안타 1개당 몇만원식'의 메리트가 실시된 과거에는 경기 뒤 덕아웃에서 즉석으로 현찰을 주고 받는 촌극도 있었다.
그런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비정상의 야구판'이 다시올까 걱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