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8단 ●최명훈 4단 = 2차예선 결승 제11국

기사입력 1996년 05월 02일 15시 46분


제 5 보 (24~45)=최 4단은 품안으로 뛰어든 백을 쉽게 안정시켜줄 생각이 없나보다. 흑 25로 강하게 젖혀누른 다음 백 26 때 흑 27로 거칠게 몰아간다. 강수다. 이수로 의 흑 1로 꽉 이으면 백 2, 4로 쉽게 안형을 갖추게된다. 애초, 흑(전보 흑23)때 백 `가'로 서두었더라면 이렇게 심한 공격은 당하지 않을 터인데. 이제는 자책의 겨를도 없다. 백 28 이하 36까지 살얼음판 같은 2선을 기는 동안 상대는 이곳 저곳 골고루 두터워지고 있다. 허겁지겁 백 38로 빠져나올 때 흑 39가 과했다. 기분이야 이렇게 꽉, 앞길을 막아서면서 `어쩔테냐?'며 호통을 치고 싶겠지만 여기서는





의 흑 1로 비스듬히 씌워가는 것이 더 매서운 수단. 백 2, 4로 나갈 수밖에 없을 때 흑 5, 7의 이단젖힘이 통렬하다. 백 8로 웅크리면 두텁게 흑 9. 다음 백 A면 상변 B의 큰곳으로 날아 `필승지세'다. 흑 41, 43은 내집이 될 곳으로 상대를 몰아가는 수. `공격하면서 집을 키우라'는 기리(棋理)에 일단 어긋난다. 아무튼 최 4단의 기분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마치, 축사에 양떼를 몰아넣듯 백 일단을 이리 저리 당차게 몰아간다. `굴비 엮듯 한두름으로 몽땅 잡겠다'는 뜻일까. 백 일단을 잡지 못하면 우변집을 스스로 무너뜨린 꼴이 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