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 북미 하키리그
기사입력 1996년 05월 01일 15시 03분
**44년 전통 '문어가 기가 막혀' `문어가 기가 막혀.' 최근 미국 에선 어물전마다 문어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한다.
문어 요리가 식탁의 주메뉴로 떠올랐기 때문이 아니다.
연고지팀 레드윙스가 ()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이 바로 그 이유다.
그렇다면 문어와 아이스하키팀의 상관관계는?
엔 지난 52년부터 내려오는 진귀한 풍속이 하나 있다.
당시 팬들은 레드윙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자 경기장이었던 올림피아 스타디움에 모여 다리가 8개인 문어를 링크위로 높이 내던지며 응원했다.
숫자 `8'은 7전4선승제로 진행됐던 플레이오프(4강)에서 스탠리컵을 차지하기 위한 필요승수로 총 8승을 거둬야 우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승을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을 문어에 실어 `토스'했던 것.
이 전통은 44년간 지속돼 오다 96시즌 레드윙스의 플레이오프 진출로 재연되고 있다.
그동안 규칙이 변해 플레이오프에서 16승을 거둬야 우승하도록 바뀌었지만 전통만큼은 그대로다.
특히 올 정규시즌 레드윙스는 62승7무 13패 승점 131로 1위를 마크, 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해 보다도 크다.
팬들은 지난 55년 우승 이후 41년만에 `우승 가뭄'을 해갈할 수도 있겠다는 설렘에 너도나도 문어를 사들고 레드윙스 링크를 찾고 있다.
이런 전통은 동물보호주의자들의 반발도 샀다.
"문어 같은 미물의 생명도 존엄할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전통 죽이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채 레드윙스 경기만 벌어지면 `문어 던지기'에 열을 올린다.
에서 유명한 생선가게인 로열오크마켓의 요사이 하루 문어 보유량은 680㎏.
밀려드는 주문을 위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가게주인인 케빈 딘씨는 응원용 문어를 사가는 고객에게 2가지 주문사항을 전달한다.
빙판위에 먹물이 남지 않도록 문어를 삶아서 가져갈 것과 레드윙스의 골이 터진 후에만 문어를 던져 줄 것이 그 내용.
일단 얼음판 위로 던져진 문어는 즉시 수거돼 강에 뿌려져 물고기들의 먹거리가 된다.
지난달 29일 레드윙스는 플레이오프 5차전서 제츠를 4대1로 꺾고 2회전에 진출, `문어의 수난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