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포축구'펄펄나는 까닭은?
기사입력 1996년 04월 25일 15시 04분
**"이기는 것보다 멋진 플레이가 더 중요" 신사고 적중 **선수들 자율 최대 보장…인화단결도 한몫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이기는 데에 목적을 두지 말라"고 지시하는 감독이 있다면 정상적인 사람으로 봐줄 수 있을까. 부천 의 출신 명장 니폼니시 감독(53).
그의 상식을 파괴하는 `신(新)축구철학'에서 게임의 승패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은 대신 멋있고 훌륭한 경기를 펼쳐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니폼니시 감독은 팀이 대승을 거뒀을 경우라도 게임내용이 좋지 않으면 경기후 선수들과 함께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니폼니시 감독의 신사고(新思考)는 평상시 선수들을 관리하는 방법에서도 확연히 구분된다. 선수들을 최대한 자유롭고 마음이 편한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게 그의 선수단 운영 기본방침. 때문에 성의없는 플레이를 펼친 선수에게조차 개인적으로 화를 내는 일이 절대 없다. 대부분의 국내 감독들이 전반전이 끝나기 무섭게 라커룸에서 부진한 선수들을 혹독하게 몰아세우는 것과 180도 다른 대목이다. 니폼니시 감독은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는 선수가 있으면 숙소로 돌아간뒤 자신의 방으로 조용히 불러 "어디 안좋은 데가 있느냐" "힘을 내면 앞으로 잘 될 것이다" 등의 말로 위로를 해준다. 니폼니시 감독은 시즌중에도 선수단 합숙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
숙소에서 단체생활을 할 경우 답답한 마음이 생기고 개인의 창의성이 위축된다는 판단에서다. 훈련시간에만 같이 모이고 나머지 시간은 선수들 각자의 집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난해 1월 사령탑에 부임한 니폼니시의 이같은 `신축구'가 1년여만에 만개(滿開)하고 있다. 올시즌 아디다스컵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은 지난 24일 대우와의 경기(7대2승)서 역대 한게임 최다득점 타이기록인 7골을 터트리는 등 놀라운 저력을 보이고 있다. 주장 조정현은 "처음에는 국내지도자와 360도 다른 니폼니시 감독의 스타일에 선수단이 적응을 못해 지난시즌 부진했으나, 이제는 선수들 모두가 자발적인 분위기속에서 멋진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해 좋은 성적을 내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