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재 - 가려운 곳 긁어주는 효자손 주장
기사입력 1996년 03월 21일 15시 41분
## "덕아웃 코미디언 - 대타 - 대수비 '3D직종'맡겨라" 코치나 감독들은 시즌전 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 책임이 무거워지고 집중 견제의 대상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LG 주장 (崔勳載.29)는 다르다.
"당연히 우승이죠. 우리말고 또 누가 있습니까"라고 목에 힘줄이 튀어 나오게 말한다.
특유의 `만담(漫談)'으로 그 근거를 늘어놓는다.
"2년연속 3할타자 있죠, 20승 투수 건재하죠. 벤치에서 목소리 지르는 사람들도 최강입니다."
호흡을 한번 가다듬곤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열변을 토한다.
"닥치는 대로 하겠어요. 대수비도 좋고, 대타도 하겠어요. 때 우승기만 휘두를 수 있다면요."
유머 감각이 풍부한 주장덕에 LG의 분위기는 항상 최고다.
코치들도 "안타 하나보다 팀 분위기를 신바람나게 만드는 게 열배는 더 값지다"며 장단을 맞춘다.
그렇다고 입으로만 먹고사는(?) 는 아니다.
감독은 와 지난해까지 주장을 맡았던 을 묶어 중견수 더블포지션을 구상하고 있다.
묘하게도 `신-구주장'의 대결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다른 팀에선 클린업트리오에 들 것이다"며 타격에 관한 한 인정을 받는 는 21일 와의 연습경기에도 5번타자로 선발 기용됐다.
지난 94년 왼쪽 팔꿈치 수술을 한 탓에 그동안 최대약점은 수비였다.
그러나 요즘은 팀내에서 가장 어깨가 좋다는 우익수 심재학이 "경쟁자가 나타났다"며 입을 쩍쩍 벌린다.
외야수중 가장 정확하고 빠른 송구를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타격 컨디션 100, 어깨상태 1천예요."
`분위기의 팀'으로 알려진 LG에 `신바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의 익살은 중단도 끝도 없다.
< 대구=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