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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근로자의 자살 시도 위험이 높고, 특히 우울증이 없는 근로자에게서도 직장 내 괴롭힘과 자살이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2020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24.1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 한국의 기업 중심적 성장과 장시간 노동 관행이 맞물린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자살률 급증이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 여부는 괴롭힘 없음, 가끔 괴롭힘 경험(월 1회 이하), 빈번한 괴롭힘 경험(주 1회 이상 혹은 매일)으로 분류해 평가했고, 자살률은 한국국민건강영양조사 자사보고 설문지를 이용해 조사했다.
괴롭힘이 없다고 응답한 그룹과 비교해 가끔 괴롭힘을 경험한 그룹은 자살 생각이 1.47배, 자살 시도가 2.27배 높았다. 빈번한 괴롭힘을 경험한 그룹은 자살 생각이 1.81배, 자살 시도가 4.4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충동이나 자살 생각은 우울증 유무와 상관없이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우울증이 없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 자체만으로도 자살 위험에 내몰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직장 내 괴롭힘과 우울증이 없는 근로자의 자살 사고 또는 시도 간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으로, 우울증 여부와 관계없이 괴롭힘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 직원의 자살 위험을 평가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는 시스템 마련과 정신 건강 지원이 업무 관련 자살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