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국의 글램 록 밴드인 머드(Mud)가 1974년 발표한 '외로운 크리스마스'의 멜로디에 스타머 정부의 겨울 난방비 보조금 삭감 결정을 비판하는 가사를 입혔다.
"냉기로 가득 찬 집을 상상해보라. 집에 연료가 없어서 이번 크리스마스는 춥겠지. 키어 스타머가 따뜻하게 지내는 동안 이번 크리스마스는 춥겠지. 주변을 둘러보면, 보이는 건 외국 전쟁들과 추위에 떨고 있는 노령 연금 수급자들"이라는 가사가 핵심이다.
앞서 스타머 정부가 공공 지출을 줄이겠다며 고령층에 지원하는 겨울철 난방비 대부분을 삭감하기로 한 걸 비판하는 취지다.
영국에서 국가 연금 수급자는 소득과 관계없이 해마다 겨울에 연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80세 이상은 300파운드(약 53만원), 66세 이상 80세 미만은 200파운드(약 35만원)다.
스타머 정부가 이 지원비를 일부 저소득층에만 지급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약 900만명 이상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패러디 곡의 공식 뮤직비디오는 21일 현재 20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영국의 공식 싱글 다운로드 차트 1위에도 올라 있다.
밴드는 패러디 곡의 수익금은 모두 노인들을 지원하는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이 곡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영국 공영 방송 BBC는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틀지 않고 있다. BBC가 항의성 혹은 정치적 노래의 방송을 금지하는 정책을 갖고 있진 않다.
BBC 대변인은 선곡 결정에 대해 "항상 관련 청중과 상황을 고려해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딘 에거는 "BBC가 편향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밴드 머드의 원년 멤버인 롭 데이비스는 정부가 난방비 지원을 삭감한 건 "좋은 결정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BBC가 그런 곡을 방송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조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수긍했다.
sa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