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황발작의 위험도를 하루 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공황장애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동반하는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호흡곤란, 심장 두근거림, 어지러움, 발한 등의 신체 증상과 함께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발작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예기불안이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에 따라 환자들의 삶의 질이 하락으로 이어져왔다. 공동연구팀의 이번 예측기술 개발로, 공황발작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동연구팀(제1저자 장수영 연세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과 박사과정, 교신저자 박유랑 연세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과 교수·조철현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43명의 기분장애 및 불안장애 환자들의 일상생활 데이터를 최대 2년간 추적 관찰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집된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고 예측모델을 수립했으며, 그 결과 90.5%의 정확도로 다음 날 발생할 공황발작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박유랑 교수는 "공황장애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언제 올지 모르는 공황발작'에 대한 불안감"이라며, "이러한 예기불안이 오히려 공황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데, 우리의 예측 모델은 이 고리를 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철현 교수는 "지금까지는 공황장애 치료가 발작이 발생한 후의 대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철현 교수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개인의 건강 관련 데이터인 디지털 표현형을 24시간 연속 모니터링한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에는 병원 방문 시에 단편적으로만 이뤄지던 평가를 넘어, 환자의 일상생활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과제를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에임메드,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세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과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디지털 표현형 AI 기반 공황장애 개인 맞춤형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및 실증"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과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과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논문'A digital phenotyping dataset for impending panic symptoms: a prospective longitudinal study'은 국제 학술지 'Scientific Data'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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