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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교육청-지역병원, 아토피 치유학교 '맞손'…전북 남원서도 전학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국내 4대 특례시 중 한 곳이자 최근 인구 110만명을 넘은 경기 용인시.
갈수록 몸집이 커지는 용인에서도 동쪽 끝 이천시와 경계를 마주한 백암면은 예로부터 농업이 주를 이루는 그야말로 농촌 시골 마을이다.
전국의 상당수 농촌이 겪는 현실인 고령화, 인구감소 현상은 백암면도 비껴가지 못했다.
최근 10년간 백암면의 내국인 기준 인구 추이를 보면 2014년 9천219명에서 2015년 9천156명, 2016년 9천54명으로 꾸준히 줄더니 작년엔 8천46명까지 감소했다.
올해 들어 10월 기준으로는 8천172명으로 약간 늘었지만 10전 전과 비교할 때 1천647명(17.9%) 준 상황이다.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역시 초등학교다.
1944년 백암면 장평리에 개교한 80년 역사의 장평초등학교는 백암면 인구감소 영향으로 학생 수가 줄어 한때 폐교 위기를 맞았다.
2011년 전교생 73명이던 이 학교는 이후 2018년엔 37명, 2019년 24명에 이어 2020년 19명까지 학생 수가 줄었다.
폐교 위기가 닥친 것은 2019년 하반기였다.
이듬해 입학 예정자는 1명뿐이었는데 졸업 예정인 6학년은 전교생 19명의 절반에 가까운 9명이었다.
마을 곳곳에서는 폐교 설명회가 열린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폐교 위기가 현실화했지만 장평초 교장과 교사들은 폐교 설명회 대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아토피 전문 치유학교 프로그램' 설명회를 시작했다.
2011년 아토피 전문 치유학교로 지정된 장평초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아토피 예방 교육과 치유 활동을 통해 알레르기 질환 환아 아동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교실과 보건실에는 보습제는 물론 천식 응급 상황에 대처할 키트도 비치돼 있다.
친환경 텃밭 가꾸기와 수확물 요리, 생활 한복 착용, 편백 교실 체험, 건식 원적외선 편백 족욕기 사용, 전통차 마시기 체험, 학교 숲길 산책, 천연 잔디 신체활동 등 아토피 치유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실제로 아토피가 심한 아이들이 전학을 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증세가 호전된 사례도 부지기수다.
장평초 교원들의 노력은 전학생 유입으로 이어졌다.
2020년에만 10명의 학생이 용인 수지·기흥, 수원, 성남 등에서 전학을 왔고, 이듬해에는 전북 남원까지 포함해 재차 10명이 전학을 왔다.
전학생 수는 2022년 5명, 작년 6명, 올해 4명 등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교생 수도 2020년 19명에서 2021년 28명, 지난해 30명, 올해 33명으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용인시와 용인교육지원청, 용인세브란스병원 등이 업무협약을 통해 아토피 예방 교육과 신속한 진료 지원 등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아울러 용인에 거주하는 학생은 학구와 관계없이 아토피, 천식,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진단만 있으면 장평초로 전학을 올 수 있게 학사 관련 규정을 변경했다.
장평초 관계자는 "올해도 수원과 화성에서 백암면으로 이사 오게 된 학부모님들이 방문 상담을 한 후 아이들이 우리 학교로 전학을 왔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노력했더니 이런 성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때 폐교설까지 나돌던 장평초는 현재 5개인 학급수를 내년 6개까지 증설할 예정이다.
시는 교육청과 각각 9억원씩 18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교내에 실내체육관도 짓고 있다.
백암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백암면 전체 인구는 주는 데 반해 장평초 학생 수는 계속 느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요즘도 행정복지센터로 장평초의 아토피 치유 프로그램과 전입 절차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goal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