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무릎 통증이 줄어드니 정말 살 것 같아요."
통증을 줄이려면 운동을 해서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하지만 아파서 걷기조차 힘든데, 운동은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통증이 심해질수록 일상은 힘없이 무너진다. 계단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집안일을 하는 것조차 버거워진다. 바깥 생활도 어렵다 보니 외부 출입을 점점 겁내게 되고, 사회 생활을 열심히 하던 사람들은 무릎 통증으로 우울증까지 걸려 고생하기도 한다.
무릎 관절염은 나이와 관절염 단계 그리고 통증의 정도에 따라서 치료 방침을 정하게 된다.
문제는 관절염의 초기와 말기 사이인 중기(2~3기)의 경우다. 이 단계에서도 약물과 연골주사치료를 할 수 있지만 초기 단계보다는 증상이 잘 호전되지 않는 편이고, 그렇다고 인공관절수술을 하자니 아직 연골이 적당히 남아 있어서 아까운 환자들이 많다.
이때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승인한 신의료기술인 '자가골수 흡인 농축물(BMAC) 관절강내 주사치료'가 훌륭한 대안적 치료가 될 수 있다. 자가골수 농축액 주사, 자가골수 세포 주사라고도 하는 이 치료법은 중기 관절염 환자의 관절 내 염증반응을 줄여줌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키고 무릎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보존적 치료가 잘 안 듣고, 수술하기에는 이른 퇴행성 관절염 2기 혹은 3기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다. 김 씨 역시 자가골수 세포 주사를 시행한 환자였다.
모든 환자들이 주사를 맞는다고 그 즉시 통증 완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사를 맞은 환자들 중 일부에서는 김 씨처럼 주사를 맞은 직후부터 무릎이 부드러워지고, 통증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 사례도 있었다. 관련 논문을 찾아보면 증상 및 무릎 기능 개선 효과를 보려면 평균적으로 6주에서 3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지만, 임상에서는 환자마다 증상이 개선되는 시점이 다양하다.
주사 직후 통증이 줄어드는 근거가 명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농축물 내에 존재하는 세포들이 주사가 주입되자마자 항염증 반응을 일으켜 무릎 관절 속 염증 반응을 줄여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가골수 세포 주사가 만능 치료제는 아니다. 모든 환자가 바로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기 무릎 관절염의 통증으로 인해 오랜 기간 고통받았고 약이나 연골주사 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수술로 가기 전에 시도해 볼 수 있는 적절한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주사 한 방으로 빠르게 관절염 통증을 완치시켜주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간절해진다.
도움말=힘찬병원 김태현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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