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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친 가상화폐 정책'에 치솟는 코인 가격…금융당국,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 정교화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4-11-24 10:53 | 최종수정 2024-11-24 16: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며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약속한 가운데, 실제 트럼프 2기 내각에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이 포함됐다.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은 미 대선 이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지목되면서 투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9850달러까지 치솟는 등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10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지난 22일 1억3877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종가(9811만2000원)보다 무려 40% 이상 높다. 업계 일각에서 비트코인이 12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코인 매수세도 계속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3일 오후 6시 기준 24시간 거래 규모는 25조32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8조172억원)과 코스닥시장(7조9967억원)을 합한 것보다 10조원 가까이 많은 액수다.

거래소들은 투자자 보호 장치를 보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이달 초 기존의 자체 시장감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시장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다. 빗썸도 불공정거래를 사전 차단하고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자전거래 방지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심화함에 따라 거래소와 핫라인을 통해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 정교화에 나섰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연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감시 시스템과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 프로세스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거래소들은 현재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격, 거래량 변동, 매매 유형, 시기별 시세상승률,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주문, 주문관여율 등을 고려해 이상거래를 적출, 심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현재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거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황 점검 이후 거래소들에 기존의 계량적인 기준 외에도 복합적인 요인을 검토해 적출 기준을 더욱 정교화하고 이를 내규에 반영하라고 지도할 계획이다. 거래소 시스템뿐만 아니라 금감원 자체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 역시 개편 중이다. 이와 함께 거래소들에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도 강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시장 조사업무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상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에 거래유의를 안내하고, 해당 이용자 또는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를 중지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7월 상장 당일 1400% 폭등한 가상자산 '어베일' 사태 등 거래소가 이상거래를 감지하지 못하고, 이용자 보호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금감원은 이용자 보호 조치가 현장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좀 더 효과적인 조치를 도입할 수 있을지 논의할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24일 방송에 출연해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굉장히 급등하고 있고, 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불공정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에 중점을 두고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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