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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키이우] "러 미사일은 핵경고…'北파병'에 韓 실전대비해야"

기사입력 2024-11-23 10:08

한-우크라이나 의원친선협회장인 안드리 니콜라엔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이 2022년 7월 한국 국회를 방문했을 당시 모습. [연합뉴스 자료 사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UKRAINIAN EMERGENCY SERVICE]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무의장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키이우=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습 우려로 대정부질문 일정을 취소한 우크라이나 국회(라다) 청사의 모습. 이날 당국은 청사 주변의 경계를 강화하고 외부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prayerahn@yna.co.kr 2024.11.22.
한·우크라 의원친선협회장 인터뷰…"'개암나무' 부품분석 결과 핵공격용"

"북한군 김정은의 노예, 2년전 참전 예견…현대전 경험 효과적으로 경험"

"정치적 합의없이 전쟁 멈출 공산…내년 어느 시점에 교전중단 또는 휴전"

(키이우=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한 신형 미사일은 잔해물 테스트 결과 핵 공격을 목적으로 설계된 탄도미사일로, 서방의 무기 지원 강화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현직 우크라이나 의원이 분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도 내년께 한국전쟁 때처럼 교전 당사자 간 영토 인정 없이 휴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이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을 공산이 큰 만큼 한국은 실전에 준하는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큰 폭발 없던 점은 핵공격 위협 방증…우크라에 역사상 첫 사용"

한·우크라이나 의원 친선협회장인 안드리 니콜라엔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은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날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러시아가 떨어뜨린 미사일을 "매우 보기 드물고 엄청난 고가(高價)의 탄도미사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발표 내용 등에 따르면 전날 드니프로 시의 군사산업단지 시설을 향해 러시아는 '오레시니크'(헤이즐넛·개암나무)라고 명명된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니콜라엔코 의원은 미사일 잔해 및 부품 테스트 결과 등을 종합한 정부 보고를 접했다면서 "핵 공격을 위해 개발된 탄도미사일로, 실험용으로 쓰다 역사상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실전 사용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미사일이 정밀 타격용이 아니라 핵 공격을 위해 설계됐다는 점은 예상보다 큰 폭발이 없었던 점으로도 설명된다"며 "당시에 있던 폭발은 탄도미사일 특유의 고속 충돌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ATACMS) 등 서방의 승인을 얻어 장거리 무기를 발사한 데 대해 러시아가 핵 공격용 신형 미사일을 처음 실전에 사용함으로써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한다"고 부연했다.

◇ "트럼프 집권 영향 받아도 협상 타결 어려울 것…한국전쟁처럼 끝날 듯"

니콜라엔코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이 가져올 영향을 묻자 "분명 영향을 줄 것이지만 그걸 비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푸틴은 트럼프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할 것이고 그래서 협정은 시간을 끌 것으로 본다"며 "내년 어느 시점에 교전 중단 내지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까운 미래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전쟁은 한국전쟁처럼 끝날 가능성이 크다"라고도 했다.

또 "정치적 합의 없이 전쟁을 멈출 공산이 크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를 그들의 영토로 공식 인정하지도 않으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합류하는 것도 러시아가 수용하지 않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뚜렷한 합의 없이도 휴전할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양쪽 모두 지칠 가능성이 크다"며 "안타깝게도 우리 대통령조차 1991년 기준으로 우리 땅이던 러시아 점령지를 모두 수복할 역량이 현재로선 없다는 점을 인정했고 러시아 역시 군사적으로 이 전쟁을 끝낼 힘이 없다"고 말했다.

◇ "2년 전 북한 참전 예견 안타깝게도 맞아…한국, 실전 대응 점검해야"

그는 전쟁이 발발한 지 5개월 뒤인 2022년 7월 방한 당시 북한군의 러시아군 파병을 예견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한국 국회와 정부 관계자를 만나며 북한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우려를 드러냈고, 안타깝게도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했다.

니콜라엔코 의원은 "개전 직후 러시아가 죄수를 병사로 끌어갈 때 수많은 군인을 희생시킬 것이라고 봤고, 그러면 결국 북한과 이란 등으로부터 모자란 병력을 요청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걸 현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병사들은 미스터 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예이고 거래 대상일 뿐"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정상과 국방·정보·외무 장관 접촉 빈도를 종합적으로 보면 이들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협력하는 점이 확인된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파병 대가에 대해서는 "석유와 식량이 있겠고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은 90%라고 본다"면서 "비록 1970∼1980년대식 기술을 이전한다고 해도 매우 위험하며 한국·일본뿐 아니라 미국까지 타격할 기술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북한은 현대전 경험을 매우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있는 셈"이라며 "한국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북한과의 잠재적 분쟁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실전 대응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니콜라엔코 의원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훨씬 더 깊은 협력을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을 고려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 지도자로서 이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회인 라다에서는 대정부질문 일정이 예정돼 있었지만 키이우 중심부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 가능성 탓에 취소됐다. 니콜라엔코 의원도 라다 청사 나오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회의 등을 했고, 인터뷰 역시 전화 통화로 진행했다.

prayerah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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