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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현실화되려면 '산 넘어 산'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만딥 싱 애널리스트는 "크롬의 월간 활성사용자(MAU)가 30억명 이상인 만큼 매각 진행 시 가치가 적어도 150억∼200억 달러(약 20조9천억∼27조9천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봤다.
테크애널리시스 리서치의 밥 오도널은 기업들이 크롬 인수를 위해 선뜻 부를만한 가격은 크롬을 다른 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는 정도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크롬을 통해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크롬은 다른 곳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데, 순전히 매출 관점에서 보면 가치를 얼마로 매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글이 크롬 관련 매출을 별도로 공시하지는 않지만, 크롬을 통해 얻는 이용자 데이터는 광고 매출에 핵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크롬 이용자들의 활동을 파악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고 크롬 이용자들에게 제미나이 등 자사 인공지능(AI) 제품에 접속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크롬 매각이 결정될 경우 매수자를 찾는 것도 관건이 될 수 있다.
크롬을 매수할 능력과 의지를 갖춘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등이 거론되는데, 이들 기업도 미 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직면한 만큼 인수를 망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싱 애널리스트는 아마존 등의 인수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는 대신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등을 후보군으로 거론하면서 "(오픈AI가 인수 시) 소비자 대상 챗봇 구독 사업을 보완해 유통·광고 사업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보다는 미국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업체들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기 용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구글은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다른 기업들이 크롬을 소유하게 될 경우 이들은 크롬에 거액을 투자하거나 무료 서비스를 유지할 인센티브가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사업모델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릭 슈밋은 CNBC 인터뷰에서 "구글이 (크롬 사용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면서 "크롬의 편익은 부분적으로 이용자들이 구글 제품들을 더 매끄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해체한다고 해서 구글 관련 골칫거리에 근본적으로 대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지난 8월 미 법무부와 구글 간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은 독점 기업"이라며 반독점법 위반으로 판단하면서도 구체적인 처벌은 내년 8월까지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웹브라우저 점유율 1위인 크롬을 통해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미 법무부는 재판부에 크롬 매각 등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구글의 검색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를 완화하기 위한 미 법무부의 방안은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하고 구글의 항소도 예고된 상태다.
bsch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