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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은 미래 의료의 핵심이 될 중요한 사업입니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국민들의 지지와 참여가 필수적이며, 정부와 연구기관, 의료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 사업은 임상 정보, 유전체 데이터, 공공데이터, 개인 건강정보 등 국민의 건강 데이터를 통합해 연구개발(R&D)에 활용함으로써 질병을 예측하고 진단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범정부 차원의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며, 그 규모와 중요성에 맞춰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
9년간 약 1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인데, 예상치 못한 변수 발생 시 예산 조정 필요 등을 고려해 1단계 사업의 성과에 따라 2단계 사업의 예산과 기간이 결정된다.
1단계에서는 2024년부터 5년간 총 6천66억원을 투입해 먼저 77만2천명의 바이오 데이터를 확보하고, 데이터 저장·관리·분석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프로젝트는 이미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여러 선발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각국은 자국의 특성과 의료 시스템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유전 특성을 반영한 정밀진료 연구를 활성화해 국민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고, 바이오헬스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이런 목표에 도달하려면 첩첩난관을 뚫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기관 간 협력,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 구축 등 난마처럼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무엇보다 혈액, 소변, 조직 등의 검체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생산하려면 국민 동의를 바탕으로 자발적인 데이터 기증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오용 방지 장치 등을 통해 국민 우려를 불식하고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백 단장은 "국민 이해를 높이고 참여를 유도하고자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 있는 설명 방법을 모색하는 등 효과적인 홍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참여자 설명 의무를 강화해 데이터 제공에 동의한 참여자에게 사업의 목적, 데이터 활용 방안, 개인정보 보호 조치 등을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사업은 국민의 소중한 유전체 정보를 다루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 신뢰 확보 방안으로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을 직접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완전히 제거하는 등 철저하게 익명화하고 가명화하는 조처에 나선다.
나아가 여러 단계를 거쳐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해킹이나 외부 침입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최첨단 보안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안전한 데이터 관리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데이터를 암호화해 무단 접근을 방지하고, 데이터 접근 권한을 최소한의 인원에게만 부여하며, 접근 로그를 철저히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연구 윤리 심의를 통해 데이터 활용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윤리적인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백 단장은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추진되고 있다"며 " 하지만 완벽한 보안은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보다 안전한 보안 시스템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 단장은 분당서울대병원 부원장, 원장 등을 역임하며 최고 수준의 스마트 병원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다. 서울대병원과 SKT의 합작 투자회사 헬스커넥트의 대표로 의료정보 산업 현장을 경험했다.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건강보험디지털의료전문평가위원회 위원장, AI 정밀의료솔루션 닥터앤서 2.0 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의료정보, 병원경영 등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백 단장은 얼굴 기형 치료의 권위자로 우리나라 성형외과학의 거두로 불린 형 백세민 박사(2022년 작고)와 함께 베트남 얼굴 기형 어린이 2천여 명을 무료 치료했다. 그 공로로 베트남 국가우호훈장, 오드리 헵번 인도주의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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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