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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 신차가 소비자 구입의향이 높은 모델 톱6에 오랜만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권 다수를 장악한 전기차의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동급 내연기관 모델인 KG모빌리티의 ‘액티언’과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의 경쟁 관계가 주목된다.
두 모델 모두 디자인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해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중형 SUV와 경쟁할 대항마로꼽힌다. 국내 중형 SUV 시장은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아울러 두 신차가 현대기아가 독점하고 있는 중형, 준중형 시장을 뒤흔들지 여부도 관심사다. 월 평균 3000대 이상 판매고를 6개월 이상 유지할 경우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변수는 경기 침체다.
자동차 리서치 업체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달 초 신차 소비자 초기 반응(AIMM) 조사에서 앞으로 2년 내 신차 구입의향이 있는 소비자(500명)에게 출시 전후 1년 이내(출시 전, 출시 후 각각 6개월)의 국산·수입 신차 모델(페이스 리프트는 제외)에 대한 인지도, 관심도, 구입의향 등을 물었다.
구입의향은 ‘그 모델을 구입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습니까’라는 4점 척도 문항에 ‘구입할 가능성 조금(3점)+많이(4점) 있다’ 응답 비율이다.
9월 첫째주 소비자의 신차 구입의향은 기아 ‘EV3’가 19%로 압도적 1위였다. 이어 KG모터스의 ‘액티언’(13%), 현대차의 ‘아이오닉9’(12%) 순이었다. 그 뒤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8%), 기아 ‘EV9 GT’(8%),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7%)가 간발의 차이로 경쟁 중이다.
상위 6개 모델 중 4개 모델이 전기차였다. 선두인 EV3 구입의향이 전주보다 하락한 것 외에 3~5위에 포진한 나머지 전기차는 모두 출시 전 모델로 제자리를 유지했다. 8월 초 발생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에도 구입의향에 큰 타격은 없어 보인다.
1위 EV3는 7월 4주 공식 출시 이후 3주 동안 7%p 상승(15→22%)했다가 이후 3주 연속 19%선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기아의 첫 소형 전기차로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실구입 가격 3000만원대의 가성비, 1회 충전 시 50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한 것이 장점이다.
출시 신차 효과가 끝나가는 시점임에도 20% 안팎의 구입의향률로 선전하는 모습이다.주목되는 모델은 액티언과 그랑 콜레오스다. 오랜만에 나온 국산 신차로 구입의향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점, 같은 차급의 SUV로 상호 경쟁 상대라는 점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KGM 액티언
액티언은 당초 토레스의 쿠페형 파생 모델로 알려졌으나 별도 모델로 선보이면서 관심을 끌었다. 출시 전 5만대 이상이 사전 예약됐고 출시 후 4주만에 구입의향도 7%에서 13%로 껑충 뛰었다. 네이버와 협업해 온라인 판매에 나선 것이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지도 관심거리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 7월 2주 9%를 찍으며 두 자릿수를 넘봤으나 가격이 공개된 7월 3주 이후 3주 연속 하락했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출시주인 지난주에는 다시 7%로 내려갔다. 보통 출시 후 3~4주간 구입의향이 급격히 상승하는 ‘출시 효과’를 얼마나 볼 수 있을지 관심사다.
KGM 액티언 실내
두 모델의 향방을 가늠할 사례는 액티언의 전작이랄 수 있는 토레스(J100)다. 토레스는 22년 7월 출시 전 4주까지 구입의향률이 8%를 넘지 못했으나 출시와 동시에 18%를 찍고 이후에도 10주 이상 20% 안팎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디자인에 대한 호평도 있지만 출시 직전 발표한 놀라운 가성비가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진 두 모델의 가성비 평가와 경기 침체까지 고려하면 토레스의 돌풍을 따라잡기에는 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출시 전 4주간의 구입의향을 동일시점에서 비교하면 두 모델의 추이는 8%→8%→8%→7%로 정확히 일치한다. 앞서 출시돼 나름대로 선전 중인 액티언의 뒤를 따라 그랑 콜레오스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