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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재규어, 전동화 서두르다 발목 잡혔다

카가이 기자

기사입력 2024-09-13 09:29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영국 럭셔리 브랜드 재규어가 사면초가 신세에 몰렸다. 전동화를 위해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했다가 전기차 캐즘에 발목이 잡혔다.



재규어는 지난해 5월전동화 로드맵 ‘리이매진(ReImagine) 전략을 발표했다. 이전략하에 2021년부터 5년간 150억 파운드(한화 약 25조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전기차 주도의 모던 럭셔리 브랜드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실제재규어는 2021년 이후 신규 차종 출시가 전무했다.



2025년부터 100% 전기차 브랜드로 재탄생하는 게 목표였다. 전동화 전환을 위해 2023년 하반기부터 한국 시장 등 글로벌 시장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하나둘 중단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0일에는 안방 영국에서도 1년 동안 신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초유의 결정은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문제는 2023년 초부터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본격화하면서다. 재규어의 전동화 전략은 시작부터 어려움 마주했다. 재규어 로든 글로버(Rawdon Glover) 매니징 디렉터는 BBC 탑기어와 인터뷰에서 “전기차 전환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전동화 전환 계획을 철회하지만, 재규어는 과감하게 전동화 계획을 이행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재규어는 일찍이 전기차를 시판한 축에 속한다. 재규어가 내놓은 첫 EV는 ’I-페이스‘다. 2018년 첫 선을 보였다. 다만, 해당 차종은 재규어 자체 공장이 아닌 위탁 생산업체 마그나 슈타이어에서 생산했다. 사실상 재규어가 독자생산한 전기차는 아직 없는 셈이다.



I-페이스 플랫폼은재규어가 설계했지만, 생산은 마그나 슈타이어가 맡았다

재규어 전동화 전환의키는 중국 체리자동차(Chery)가 쥐고 있다. 재규어는 체리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체리차의 E0X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E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재규어는 향후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에서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로 발돋움한다. 로든 글로버 매니징 디렉터는 “재규어는 향후 차량 가격 15만 달러(한화 약 2억 원) 이상에 판매되는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로 격상할 것”이라며 자사 판매 라인업을 3종으로 줄일 계획을 밝혔다.



그는 명품 패션 하우스 에르메스(Herms)를 예시로 들며 “누구도 명품 가방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비합리적 욕구‘로 이를 구매한다"며 "자매 브랜드인 레인지로버가 비합리적 욕구로 포지셔닝돼 판매를 늘릴 수 있었다면 재규어도 분명 그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재규어의 럭셔리 목표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는 것이다.



재규어는 오는 12월, 리이매진 전략하에 첫 번째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차종은 10만 달러대(한화 약 1억 3500만원) 4도어 전기 GT 세단으로, 재규어 전동화 아키텍처(JEA, Jaguar Electrified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한다. 1회 충전 항속 거리는 최대 700km(유럽 WLTP 기준)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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